
작년 7월 3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한 때로부터, 내년 3월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범을 목표로 한 준비작업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되돌아보면 실로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총 입학정원안에 관한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국회 보고는 대대적인 반발에 부딪혀 재보고를 해야 했다. 예비인가를 둘러싸고 대학 총장과 교수들이 거리 시위에 나섰다. 예비인가를 발표한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사표는 단 하루만에 수리되었다. 예비인가 등을 둘러싸고 57건이나 되는 소송이 제기되었다.
그래도 로스쿨로 가야한다.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풍부한 교양, 인간 및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유·평등·정의를 지향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건전한 직업윤리관과 복잡다기한 법적 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 및 능력을 갖춘”('법률' 제2조) 법률가는, 법률지식만을 검증하는 사법시험과 민형사소송에 관한 기능을 전수하는 사법연수로는 확보할 수 없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법률가가 될 자질이 있는 사람들을 공정하게 선발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이론 및 실무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과 역사·사회·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복잡다기한 현실 속에서 법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가려내어 정리하고, 관련 자료를 광범위하게 동원하면서 ‘법적으로 생각’하여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일차적으로는 로스쿨 교수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그러나 법치주의를 이끌어 갈 인재의 양성은 동시에 국가와 사회의 과제이기도 하다. '법률' 제3조에서, 국가와 대학과 관련 기관 또는 단체들은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이념의 취지에 부합하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하여 상호 협력하여야” 하며, “국가는 법조인의 양성을 위하여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 점에서, 지난 7월 15일 ‘법학전문대학원 교재개발 지원사업’이 공고되어 올해와 내년에 각각 5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2004년에 로스쿨을 출범시킨 일본에서는 매년 평균 17억엔 이상이 지원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보면 아무래도 부족하다. 일본에서는 그 외에도 국립대학과 사립대학간 등록금 격차를 줄여주기 위해 사립로스쿨에 매년 평균 40억엔 이상, 그리고 로스쿨 학생에 대한 장학금으로 매년 평균 110억엔 이상이 지원되고 있다.
법조 실무계의 협조도 긴요하다. 그간 대학의 법학교육과 법조 실무 사이의 연계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지난 6월 10일에 입법예고된 법무부의 '변호사시험법안'은 협조인지 의심스럽다. 선택형 필기시험 과목을 현재의 사법시험 1차시험 과목보다 더 늘려 놓았다. 합격점이 명기되지 않아, 일정한 수준 이상이면 합격시키는 자격시험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래서는 과중한 시험 부담 때문에 로스쿨 교육이 옳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대한변호사협회가 2년간 변호사 실무수습을 받아야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언론보도는 더욱 당혹스럽다. 실무에 관해서도 교육을 하기 위해, 전임교원의 5분의 1 이상을 실무경력자로 확보하고, 법조윤리·법률정보조사·법문서작성·모의재판·실습과정을 반드시 개설하도록 했다. 그렇게 교육받은 사람들에게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왜 2년간이나 수습을 시킨다는 것인가? 변호사업계의 새로운 진입장벽 만들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로스쿨은 전혀 새로운 제도이다. 적어도 10년은 내다보면서 만들고 가꾸어가지 않으면 안된다. 대학과 교수들의 노력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지만, 동시에 국가의 지원과 법조 실무계의 협조도 긴요하다. 새로운 법률가를 길러내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을 함께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