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사회

목록
프린트 스크랩
대학노조도 처지 따라 재편 움직임
사립대노조연맹 “내년 20개大 가입”
일부에선 “이익집단화 뚜렷” 비판도
대학노조도 처한 환경에 따라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사립대노동조합연맹(이하 사립대노조연맹)에 가입하려는 대학노조의 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바뀐 대학환경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학노조의 ‘이익집단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재 사립대노조연맹에 가입된 노조는 17개 대학이다. 연맹 관계자는 내년이면 여기에 3개 대학이 추가 가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입 노조가 대부분 대형 사립대이기 때문에 20개 대학이 되면 조합원은 총 4000명에 달한다. 전국대학노조에 속한 조합원 수가 약 9000명인 점에 비춰볼 때 수적으로도 거의 절반에 가까워지게 된다.

사립대노조연맹은 지난 2004년 출범했다. 출범당시 11개 대학으로 시작해 3년여 만에 6개 대학이 합류한 셈이다. 가입 노조의 면면을 살펴봐도, 서울의 메이저 사립대가 대부분 포함돼 있다. 연세대·이화여대·한양대·서강대·건국대·중앙대 등이 모두 이 연맹 소속이다.

여기에 공식적으로 참관노조로 참여하고 있는 대학이 성균관대·수원대·영남대 등이다. 참관노조란 사립대노조연맹 활동을 참관하면서 연맹 가입을 검토하고 있는 대학을 말한다. 연맹 관계자는 “공식·비공식적인 참관노조를 모두 합하면 7개 대학이 사립대노조연맹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산의 한 사립대가 올해 전국대학노조 탈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은 최근 위원장이 바뀌고 나서 전국대학노조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역의 대학노조 사이에선 “조만간 전국대학노조를 탈퇴하고 사립대노조연맹 참관대학이 될 것”이란 예측이 많다.

원광대는 작년 9월 전국대학노조를 탈퇴하고, 현재 상급단체가 없는 단위노조로 남아있다. 그러나 비공식적으로는 사립대노조연맹에 참관대학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7~12일 베트남으로 다녀온 사립대노조연맹 해외연수에도 참가했다. 한만부 원광대 노조위원장은 “현재 상급단체 가입을 생각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사립대노조연맹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단위노조인 조선대도 올해 조합원들을 상대로 사립대노조연맹 가입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재규 조선대 노조위원장은 “서울의 메이저 대학들이 사립대노조연맹에 많이 가입돼 있기 때문에 정보교류 차원에서 얻을 게 많다”며 “설문조사로 조합원들에게 가입의향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산하인 전국대학노조와 한국노총 산하인 사립대노조연맹은 색깔이 다르다. 전국대학노조는 노조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다.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 국립대 기성회 노조 등을 아우르는 산별노조이다 보니 어려운 처지에 놓인 군소 노조에 대한 지원을 중시한다. 사립대노조연맹은 4년제 사립대학만 가입된 단위노조들의 연맹체다. 처지가 같은 대학 간 정보 교류가 중심이다. 노조의 사회적 역할보다는 조합원 이익을 연맹 활동의 중심에 둔다.

유제욱 사립대노조연맹 위원장(이화여대 노조위원장)은 “민주노총(전국대학노조)은 노조가 이익집단임을 의도적으로 부정해 왔고, 시민단체의 역할까지 하려 했다”며 “87년 민주화 이후 각 부문에 전문성을 가진 시민단체들이 생겼기 때문에 대학노조도 이념지향의 틀을 벗고 노조 본연의 문제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에서 연맹이 출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악한 노조와의 연대 투쟁에 천착하기 보다는 대학직원의 위상 제고·전문성 확보·사학연금 등 조합원 이익과 직결된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사립대연맹의 이런 색깔은 특히 서울 주요대학에서 환영받기 시작했다. 조합원 이익에 부합하기 위해선 처한 환경과 규모가 비슷한 사립대들이 모이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 사립대연맹 관계자는 “학생·교수 현황에서부터 직원 복지, 연봉 수준, 직원 평가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통계정보를 모두 공유한다”고 전했다.

단위노조들이 상급단체에 납부해야 하는 ‘의무금’도 사립대노조연맹은 전국대학노조의 3분의 1만 내면된다. 대형 대학의 경우 1년에 수천만원씩 내야 하는 의무금 부담이 30%까지 떨어진다는 얘기다. 한 노조 관계자는 “전국대학노조의 경우 큰 대학에서 의무금을 많이 받아다가 조그마한 노조를 돕는데 다 쓰여진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립대노조연맹의 성장세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한 수도권 대학의 노조 관계자는 “전국대학노조를 탈퇴한 대학들이 학교측과 교섭할 때는 민주노총 재가입을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며 사립대 노조연맹의 성장세를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 로 풀이했다.

금기송 전국대학노조 위원장(아주대 노조지부장)도 “전국대학노조는 각 단위노조가 산별노조로 묶인 조직이기 때문에 처우가 어려운 노조를 돕는 건 당연하다”며 “(사립대노조연맹 가입 대학의 증가는) 대학노조가 전체 노동자를 생각하지 않고 이기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정이 전국대학노조 정책국장은 “노사관계에 있어 대학경영자들은 모두 비슷한 행태를 보여왔다”며 “같은 처지의 대학끼리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8-07-28 오전 7:34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