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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대 매각 놓고 이사장-총장 '이중플레이(?)'
박인목 이사장 “매각의사 없다” 성명 이어 최경수 총장 “협상 주선”
교수회 등 “매각대금 받아내기 위한 것, 더 버티면 강제 퇴진 추진”
현대백화점 그룹의 서원대 인수 추진 선언 이후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학교법인 서원학원이 지난 21일 경영권을 넘길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곧이어 최경수 서원대 총장이 “협의를 주선할 의사가 있다”며 법인과는 다소 엇갈린 듯한 입장을 밝히면서 법인의 속뜻이 무엇인지가 주목받고 있다.

박인목 서원학원 이사장은 이날 오전 ‘현대백화점의 학원 인수 시도에 대한 법인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내고 “이미 수차례에 걸쳐 법인을 매각할 의사가 없음을 확고하게 천명한 바 있으며 현대백화점 그룹도 이 점에서는 결코 예외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특히 “(현대백화점이) 학원 측과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고 ‘채권 양수도’를 통해 법인 인수를 기도하는 행태는 기업 사냥꾼식 적대적 M&A나 다름없다”며 “우리 학교법인이 악의적인 기업 사냥식 작전의 제물이 되어서는 안 되고 그렇게 될 수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최 총장이 ‘현대백화점 서원학원 인수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혼선이 일었다. 최 총장이 성명서를 통해 “그룹 차원의 인수 의지가 분명하고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면 대학의 조속한 안정과 발전을 위해 그룹과 현 이사장 간의 협의를 주선하겠다”고 밝힌 것.

최 총장은 이어 “현대백화점도 서원학원 인수가 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지 분명하게 밝히고 인수와 관련한 분명한 의지와 방향을 먼저 밝혀야 한다”며 “인수 의지가 확고하다면 현 이사장을 직접 만나 정상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시장과 총장이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입장을 같은 날 밝히면서 ‘이사장이 총장을 통해 협상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 아니냐’ ‘이사장과 총장 사이에 균열이 간 것’이라는 추측이 일기도 했지만 교수회와 총학생회 등에서는 이를 법인이 ‘매각 대금’을 챙기기 위한 ‘이중 플레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조명화 서원대 교수회 의장은 “박 이사장이 (현대백화점에) 경영권을 넘기되 금전적 보상을 받고 명예롭게 퇴진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 같다”며 “적당한 (금전적) 대가를 받고 경영권을 넘겨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 의장은 “박 이사장이 구성원들의 뜻을 무시하고 계속 버틴다면 경영권을 넘기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그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저지른 불법과 비리를 고소·고발해 법원 판결을 통해 강제 퇴진시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법인 사정에 밝은 한 보직교수는 “법인은 매각이든 협상이든 의사가 없다는 뜻이고, 총장은 채권을 인수하는 식의 방법은 옳지 않으니 법인과 정식 협의를 거치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면서도 “(법인도) 그 동안의 기여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받고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박 이사장의 ‘매각 불가’ 입장 발표 후 현대백화점 그룹의 서원학원 인수를 지지하는 관련 단체들의 압박은 계속 되고 있다. 이날 서원학원 산하 6개 초·중·고교의 전직 교장들이 “현대백화점 그룹이 학원을 인수한다는 것에 대해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고 밝힌 데 이어 22일에는 서원대 총동문회가 ‘이사장 퇴진 10만명 서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원대 총학생회와 교수회는 지난 3월, 4월부터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정우택 충북지사와 이기용 충북도교육감도 잇따라 원만한 해결을 주문하고 나섰다. 정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원대 교수회와 학생회, 동문회가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충북도가 나서달라고 요청해왔으나 도가 직접 개입하기는 힘들다”면서도 “현대백화점 인수 등을 포함해 서원학원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한편 조속하게 사태가 해결되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교육과학기술부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용 충북도교육감도 같은 날 “도내 각급학교의 교육 전반을 책임지고 잇는 사람으로서 학원이 조속히 정상회되길 갈망한다”며 “법인 산하 각급 학교 구성원과 동문, 지역사회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 입력 : 08-07-25 오후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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