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광식 칼럼
손광식 칼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경향신문 경제부장, 편집국장, 주필
문화일보 주필, 전무이사 / 문화일보 대표이사 사장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현재) 상지컨경영설팅(주) 회장, 인터넷신문 프레시안 고문
* 주요 저서
- 한국의 경제관료(공저), 1979 / 거탑의 내막(공저), 1983 / 한국의 이너서클, 2002
[손광식 칼럼] 상지경영 컨설팅 회장
[시론]국회는 언제쯤 정신 차리나
손광식 본지 논설위원/ 상지컨설팅 회장
선거를 치르고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회가 문을 열었다. 모처럼 만에 원구성에 여야가 합의한 결과다. 노는 동안 세비를 축냈으니 배전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동안 제도권 정치가 실종된 이유는 쇠고기 파동 때문이다. 거리의 촛불 시위로 빚어진 쇠고기 파동은 급기야 대통령의 사과와 협상단의 현지 파견으로 가까스로 수습되는 듯했다.
그러나 가축 전염병 개정문제가 다시 정치 쟁점화되면서 의회는 지리멸렬 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는 동안에 이미 여의도 정치세력은 국민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촛불 시위 때만 해도 선명했던 국가의제가 그 이후 벌어진 여러 사태들이 복합되면서 경제문제로 넘어갔다.
국회 소식이라 해 봤자 여야 의원들의 금품수수로 검찰 소환을 받았다든가, 국회의장 부의장에 누가 내정되었다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사실 결과만을 놓고 보면 공밥 먹고 노는 집단이다. 무엇이라도 좀 해 놓고 싸워야 하는데 자기네 조직 구성조차 서너 달이 지나도록 매듭을 짓지 못했다. 여당은 야당을 힐난하지만 소수의 야당으로서는 그런 방식의 투쟁 이상은 교습한 바가 없다.
야당 선명성의 부각은 오직 장외투쟁이라는 인식 말이다. 지금의 여당이 야당이었을 적에 사사건건 반대의 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같다.
어쩌면 베이징올림픽이 계기가 되었는지 모른다. 온 국민은 지난 8월, 2주 동안 올림픽 관전에 열을 올렸다. 언론 매체들도 금메달 레이스에 매달렸다. 불가분 여야 당파는 숨 고를 시간적 여유를 가졌으니 올림픽은 나름대로 축복이라 할 수 있겠다. 가축법 개정안이 설익은 상태에서 대체적 합의를 본 것도 메달 빛에 가려진 덕이다.
어떻든 시류는 국내 정치쪽으로 돌려졌고, 이제 의회의 면모를 주목하게 됐다. 기대가 크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다. 해묵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몇 가지 과제나 풀어갈지 두고 보자는 심리에서다. 특히 법제적 접근이 필요한 교과위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교육관계 입법안 내지는 법률안 개정은 범국민적 과제다.
대학등록금법안은 가격규제정책이다. 일정액 이상 등록금을 올리는 경우 관이 개입하느냐는 문제와 그 기준이 되는 인상률을 놓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보여 왔다. 이른바 ‘등록금 상한제’ 도입이다. 대학은 이미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오히려 고등교육재정 교부금 원칙의 강화를 들고 나오고 있다.
사학법개정안은 교육개혁 얘기만 나올 때면 등장한다. 개방형 이사제의 도입 여부를 놓고 논쟁이 심했던 과제물이다. 결국은 사학재단의 투명성이 우선이냐 독립성의 존중이냐의 문제다. 경제논리로만 풀 수 없다는 현실적 요구와 끊임없이 빚어지는 사학 비리와 연계된 과제다.
국립대학 법인화 문제도 있다. 국립대학의 시장적 경영 접근을 위해 독자적 의결기구로 이사회를 두고 재정 보충을 위해 학교에 발행을 할 수 있게 길을 터놓자는 것이다.
이런 현실적 과제들은 사실상 수많은 여론의 충돌을 빚어낼 수밖에 없다. 결국은 시대적 선택의 문제이고, 결단은 의회에 위임됐다. 그동안 의회는 수없는 논쟁을 벌여 왔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해결할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 해결 안 되는 문제로 인식해 온 탓이다. 비생산적 국회라는 해묵은 비난이 아직도 유효한 것은 교육 관계 입법만 보아도 잘 알 수가 있다.
의원 제현들이여, 이제는 뭔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 주라.
손광식 칼럼 | 입력 : 08-09-01 오전 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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