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표적 대입시험인 SAT 응시율 증가폭이 점차 줄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고교 졸업생 수가 계속해서 급증했음에도 SAT 응시율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 <크로니클>은 SAT를 감독·실시하는 비영리회사 ‘칼리지보드(College Board)’가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이 보도했다. 칼리지보드의 보고에 따르면 2008학년도 SAT에 응시한 학생은 150만 명으로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약 1.6%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고교 졸업생 수가 지속적으로 급증해온 것을 고려한다면 SAT 응시율이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로버트 셰퍼 패어앤오픈테스팅센터(The National Center for Fair & Open Testing) 공공교육 위원장은 “고교 졸업생 수 증가는 앞으로도 계속돼 내년 2월 졸업자 수는 무려 33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같은 고교 졸업생 수 증가와 비교한다면 SAT 응시자 증가율은 대단히 미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SAT에 대한 수험생들의 호응이 줄고 있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셰퍼 위원장이 밝힌 첫 번째 원인은 지난 2005년 SAT 시험 영역에 ‘작문’이 추가된 것에 서 찾을 수 있다. 작문 영역 추가로 SAT 시험 시간은 3시간에서 3시간 45분으로 늘었고 응시료는 25달러 50센트(한화 약 3만 3000원)에서 45달러(한화 약 5만원)로 오르는 등 수험생 부담이 커졌다. 셰퍼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심리·경제적 부담이 적은 ACT의 응시율이 최근 대폭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 번째 원인은 대학들의 입시정책 변경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몇몇 대학들이 입시에서 지원자들의 대입시험 점수를 반영하지 않겠다고 발표, SAT 응시율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다. 현재 스미스대(Smith College)와 웨이크포레스트대(Wake Forest University) 등이 신입생 선발 시 대입시험 점수를 반영하지 않거나 지원자격으로만 보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상태다. 이 같은 정황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SAT 응시율이 다시 증가할 실질적 가능성이 매우 희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렌스 버닌 칼리지보드 수석부사장은 <뉴스컨퍼런스(news conference)>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SAT와 ACT가 경쟁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ACT를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닌 SAT의 발전을 위한 다양하고 효율적인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닌 수석부사장이 밝힌 통계에 따르면 ‘수학 영역’에서 남학생들은 계속해서 여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있다. 그러나 여학생들은 ‘작문 영역’에서 남학생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고 ‘비평적 독해 영역’ 점수 역시 남학생들을 거의 따라 잡은 상태다.
컬리지보드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여학생들의 SAT 응시를 적극 장려할 계획이다. 또 그동안 경제적 어려움으로 SAT에 응시하지 못했던 저소득계층 자녀·소수인종 학생 등 사회 소외 계층에게는 시험료 면제 혜택을 줘 응시율을 높일 방침이다.
한편 컬리지보드의 보고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SAT 평균 점수가 꾸준히 상승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올 해 입시를 치룬 학생들의 SAT 영역별 평균 점수는 비평적 독해 영역 502점, 수학 영역 515점, 작문 영역 494점이었다.
SAT 각 영역은 모두 800점 만점이며 최하점은 200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