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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비주류 경제학의 위기
김수행 서울대 교수가 정년퇴임하면서 서울대 강단에서는 마르크스 경제학 강의가 20년 만에 폐강됐다. 이를 기점으로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주류경제학에 비해 비주류경제학의 입지가 너무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서울대를 비롯해 서강대·성균관대·경희대·중앙대·건국대·동국대·단국대 등 서울 주요대학에선 비주류경제학 교수를 찾기 어렵다. 연세대(1명)·고려대(3명)·국민대(2명)·한성대(1명) 등에서 그나마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마르크스 경제학의 순수이론을 전공한 교수는 10여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김수행 교수를 비롯해 이채언(전남대)·조원희(국민대)·강남훈(한신대)·류동민(충남대)·정성진(경상대) 교수 등이 순수 마르크스 이론의 전공자로 꼽힌다.

비주류 경제학은 주류(主流) 경제학을 제외한 경제학을 모두 일컫는 말로 마르크스 경제학자나 케인즈학파 등을 포괄한다. 대학에선 △정치경제학 △노동경제학 △경제사 등이 비주류 경제학 과목으로 분류된다.

전국적으로 비주류 경제학자나 마르크스 경제학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세계적인 보수화 기조와 관련이 깊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경제학)는 주류 경제학자임에도 “이념 과잉에 따라 비주류경제학을 낡은 학문으로 모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를 연구하려는 학생도, 비주류 경제학을 장려하려는 분위기도 없다는 것이다. 조원희 국민대 교수도 “세계적인 보수화 기조가 작용했다고 본다”며 “사회적으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연구하려는 학생도 나오고 이를 지도할 교수도 채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경제학이나 비주류경제학은 양쪽 모두 ‘시장’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다만 시장을 보는 시각과 논리가 다를 뿐이다. 최배근 교수는 “현실을 분석하는 방법론이 다른 두 학문을 균형 있게 접해야 시장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경제학이 상호 배타적이기 보다는 상호보완적이란 얘기다.

‘두 경제학 이야기’를 집필한 이정전 서울대 교수(환경대학원)도 “두 경제학 모두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시장의 현상, 그리고 시장의 현상이 지배하는 오늘날 우리 자본주의 사회를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부 대학원생들은 지난 6월 학교측이 김수행 교수 후임을 채용하지 않자 “신임 교수 임용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주류경제학자 대부분이 자신들의 방법론 외에 다른 경제학이 학문으로서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주류경제학의 몰락이 주류경제학의 배타성 때문은 아닌지 한번쯤 뒤돌아 볼 일이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8-09-19 오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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