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무섭 칼럼
강무섭 칼럼
[강무섭 칼럼] 강남대 평생교육원장
[기고]대학 자율화와 민주적 절차
강무섭 본지논설위원/ 강남대 평생교육원장
‘교육을 민주화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으나 누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민주화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것 같다. 수십 년 동안 교육을 민주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오히려 혼란이 끊이지 않았으며, 개인이나 집단의 주관적 가치 충돌·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집권 여당의 정치적 이념 성향이나 색깔에 따라 민주화에 대한 목소리도 다르고, 민주화 방식에도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이는 교육정책을 다루는 최고지도자들의 민주적인 리더십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다. 교육의 민주화와 자율화 과정에서 교육 현장에서 보수와 진보세력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도 민주적으로 교육정책이 결정되지 않은데 원인이 있지만 상당 부분은
학교장의 민주적인 리더십 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
지방교육자치의 추진과정에서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충돌과 갈등이 야기되는 것도 그렇고, 중앙정부와 대학 간에도 불협화음이 생기고 갈등이 야기되는 것도 정책을 책임지고 교육을 이끄는 교육 지도자들의 민주적인 리더십 결여에서 비롯된다.
지금 이명박 정부에서는 역대 어느 정부에서 볼 수 없었던 교육의 민주화와 자율화를 위한 큰 정책의 틀을 잡아 이행하고 있다. 보통교육에 관한 권한과 책임은 지방교육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에 이관하고, 고등교육은 대학의 자율에 맡긴다고 한다.
책임과 권한은 이양하되 특정 지방 교육청이 보통교육 정책 등을 독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도교육감협의회를 법정기구화해 보통교육 정책을 민주적으로 조율하도록 하고 있으며, 특정 대학이 고등교육 정책을 독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학교육협의회에 대학 자율화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대폭 부여했다.
자율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고, 이양된 권한은 민주적인 과정과 절차에 따라 행사돼야 하기 때문에 교육지도자들의 민주적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교육 민주화와 자율화가 뒷걸음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열린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서울시 교육감이 역사 교과서 이념 편향에 대한 문제제기를 독주하면서 불거진 문제가 바로 민주적인 과정과 절차가 결여된 단적인 예이다. 역사 교과서의 이념 편향성 논란이야 말로 국가의 정통성을 바로 잡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민주적인 과정과 방식을 통해 중지를 모아 결정할 사안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은 교육 지도자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의 민주적인 리더십에서 찾아야 한다.
교육감들은 각 시도교육청이 서로 이해관계와 형편 및 사정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특정 교육청이 정책이나 교육문제 해결 방식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거나 독주하지 말고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민주적인 과정과 절차를 거쳐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그리고 각급 학교장들도 단위학교의 자율 재량권이 크게 확대되는 점을 감안해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모든 정책이 민주적인 과정과 절차를 거쳐서 집행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대학도 그렇다. 그동안 자율을 쟁취하기 위해 많은 희생과 고통을 감수했지만, 막상 자율화가 진행된 후에는 대학 안에서 이를 실행치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자율협의기구인 대교협도 정부 정책에 따라 많은 대학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부분을 조율하고 타협하는 민주적인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대교협은 중앙정부나 국회 등을 상대로 좋은 정책을 이끌어 내는데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지만 이제 대학의 자율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학들 간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학의 민주화와 자율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총장이나 보직 교수들의 독주와 독단보다는 다소 느린 걸음으로 가더라도 민주적인 과정과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총장들의 민주적인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강무섭 칼럼 | 입력 : 08-09-22 오전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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