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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종부세 무력화를 우려한다
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23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부동산세 개편안은 참여정부 부동산 세제의 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종부세를 사실상 없애겠다는 안이다. 과세 대상을 기준시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고, 세율도 1~3%에서 0.5~1%로 인하하며, 1주택 고령자에 대해서는 10-30%까지 추가 감면해주는 등 종부세를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키고 있다. 완화한 종부세는 현재 0.15~0.5%인 주택분 재산세 세율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이중과세 논란이 있는 종부세를 폐지하기 위한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양도소득세도 과세대상을 양도가액 6억원이상에서 9억원이상으로 좁히고 세율도 3% 포인트씩 낮췄다.

종부세 도입은 무엇보다도 부동산시장의 안정이 주된 목적이었다.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기적 수요가 일어 집값이 폭등하는 것을 억제하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종부세는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LTV) 60% 이하, 소득대비 대출비율(DTI) 40% 이하 등 부동산 대출 규제와 함께 부동산시장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투기열풍이 크게 불어 다른 지역 부동산가격에도 바람을 넣은 이른바 버블세븐지역의 거품이 상당히 꺼진 것을 보면 알수 있다.

그런데 종부세를 대폭 완화하면 세금 중과에 따라 내놓았던 물건은 줄어드는 반면 매수세는 살아날 수 있다. 최근 가격하락을 이끌었던 고가 주택이 반대로 가격 상승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금융위기를 몰고 온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은 주택대출 규제완화와 파생금융상품의 남발 탓이었다. 우리도 안정으로 가고 있는 부동산가격에 다시 거품을 일으키려는가.

아울러 종부세는 고가주택 소유자에 과세함으로써 조세 형평성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종부세는 2007년에 2조8천억원이 걷혔다. 이 가운데 1조1천억원은 지방세수 감소분 명목으로, 1조7천억원은 균형재원 명목으로 지자체에 배분했다. 정부 안대로 종부세를 완화하면 세수가 2조2척원이나 준다. 또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로 전환하면 매년 2조8천억원의 지자체 교부세가 없어져 재정자립도가 낮은 농촌과 지방 중소도시는 재정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오히려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복지 지출을 확대해야 할 상황에서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종부세를 폐지하면서, 재산세를 인상하는 방법으로 세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시장가액을 도입하여 종전 공시지가의 55%에서 80%로 높아지면 재산세는 인상된다. 그러나 재산세는 국세인 종부세와 달리 지방세이므로 어려운 지방으로 모아주기가 쉽지 않다.

강남 고가주택 소유자들은 종부세를 놓고 ‘세금 폭탄’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재산세에 비하면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는 아직 낮다. 그동안 너무 낮았던 재산 보유세를 현실화하는 과정일 뿐이다. 또 노인층에 대해서 소득 수준에 따라 사회복지 급여를 달리하여 보호하면 되지 종부세율을 연령에 따라 획일적으로 낮추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국민들의 절반 이상은 종부세 완화에 반대하고 있다. 1% 부자들만 대변하는 정부의 비민주적 정책을 국민 여론에 민감한 국회의원들이 바로잡아주기를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8-09-26 오전 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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