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대학들이 등록금 카드납부제를 도입하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등록금 카드납부제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수료 문제가 여전히 등록금 카드납부제 도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등록금 납부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으로 카드납부제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만큼 시급히 수수료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등록금 카드납부 ‘재확산’ 조짐
명지대는 이번 학기에 신한카드와 협약을 맺고 등록금 카드납부제를 시행했다. 명지대는 이전에 삼성카드와 등록금 납부제를 시행했으나 수수료 문제로 중단했다가 이번에 다시 신한카드와 하게 됐다. 명지대가 다시 카드납부제를 시행한 이유는 신한카드의 경우 포인트를 이용, 최대 70만원까지 선 할인을 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인천시도 인천대·인천전문대의 등록금 카드납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인천시는 신용카드 회사들을 상대로 수수료 등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연말까지 카드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다음 달 국정감사에서 등록금 카드납부제가 주요한 이슈로 다뤄질 전망이다. 박보환 한나라당 의원 등은 국정감사를 통해 등록금 카드납부제 시행 확대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수수료, 여전히 ‘걸림돌’
등록금 카드납부제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수수료 문제로 여전히 많은 대학들이 카드납부제 시행을 꺼리고 있는 것은 물론 카드납부제를 시행했더라도 중단하기 때문이다.
실제 교육과학기술부가 박보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납부제를 실시한 대학은 21개교, 전문대학은 17개교에 불과했다. 또한 1998년 이후 등록금 카드납부제를 시행했다가 중단한 대학은 지난해까지 100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96개교가 가맹점 수수료 문제로 카드납부제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가맹점 수수료는 1.5~2% 정도다.
대학들이 수수료를 문제 삼는 것은 수수료를 지출할 바에는 그에 상응하는 금액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예를 들어 A대학의 카드 납부인원이 500명, 등록금이 300만원, 가맹점 수수료가 1.5%라고 한다면 수수료 총액은 2250만원이다. 역으로 2250만원이면 전액장학금을 기준으로 7명 정도에게 지급이 가능하다.
한 대학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등록금을 마련하기 때문에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인원은 사실 매우 적다”면서 “카드로 결제하면 가맹점 수수료와 할부 수수료를 낸다. 현재로서는 결국 카드사만 득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문제 해법 찾아야
그러나 대학들도 매년 등록금이 인상되는 현실에서 등록금 납부의 한 방안으로 카드납부가 필요하다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 낮은 비율이기는 하나 수수료를 감수하고서라도 카드납부제를 시행하는 대학들이 있다는 사실은 이를 잘 증명해준다. 따라서 관건은 수수료 문제를 푸는 해법 마련이다. 카드납부제 미 시행에 대한 책임을 대학에만 돌리고 단순히 시행을 종용한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등록금 카드납부제는 상거래 차원이 아닌 교육 및 연구기관이란 대학의 본질 차원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즉 대학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가맹점과는 다르기 때문에 수수료 면제가 가능하다는 게 대학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명지대 관계자는 “대학이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은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특별법을 만들어 (대학이 가맹점)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방은행들이 대학 측에 수수료 부담을 주지 않고 카드로 등록금을 받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북은행(원광대), 광주은행(광주대·호남대), 제주은행(탐라대) 등은 대학 측과 가맹점 계약을 맺지 않았지만 해당 은행의 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요구된다. 수수료 문제를 대학과 카드사에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 특히 참여정부 시절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의 지시로 국세의 카드납부 방안과 함께 등록금 카드납부 방안을 검토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박보환 의원은 “국가가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하고 세금마저 카드로 편하게 결제하는 시대에 등록금을 현찰로만 결제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교육과학기술부가 등록금 카드납부제 도입 문제를 대학과 카드사에게만 맡기고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