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실에 들어가는 시간이 가장 즐겁고,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시간엔 늘 아쉽다."
김재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음달 '석탑강의상'을 수상한다. 학부에 개설된 4000여개 강좌 중 강의평가 결과 상위 5~10%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특히 김 교수는 강의내용을 온전히 전달하기 어렵다는 '영어 강의'로 석탑강의상을 받는다. 그것도 이번이 벌써 다섯번 째 수상이다.
강의평가에서 늘 좋은 점수를 받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김 교수는 특별한 교수법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사람들이 강의평가 잘 받는 비결을 묻는다. 사실 마땅한 답이 없어서 고민이다. 굳이 비결을 찾는다면 내가 학생들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강의실에 들어갈 때는 마음이 즐겁고 편하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이 학생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다. 그리고 강의를 마치고 나올 때는 더 가르쳐 주지 못한 게 늘 아쉽다."
김 교수는 강의에 활용할 만한 좋은 아이디어나 케이스가 떠오를 때마다 틈틈히 메모를 해 둔다. 연구분야(마케팅)와 강의주제가 같기 때문에 따로 강의 준비는 하지 않는다. 연구 자체가 강의준비가 되는 셈이다.
"교수가 연구를 많이 해야 강의실에 가져갈 게 많아진다. 우리 학교는 그렇지 않은 데 간혹 교수에게 전공분야가 아닌 과목을 맡기는 수가 있다. 그런 것은 지양돼야 한다. 교수에게 연구분야에 대해서만 강의하게끔 해줘야 강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김 교수가 맡은 강좌는 '마케팅 원론 영어강의'다. 영어강의는 내용 전달이 쉽지 않다고 하지만, 김 교수는 오히려 영어강좌가 토론식 수업과 학생 참여를 유도하는 데 더 용이하다고 말한다.
"영어라는 말 자체가 교수에 대한 어려움을 해제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러니 수업을 토론식으로 끌어 나가기 쉽고, 학생 참여도가 높아진다."
김 교수는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도 '공'과 '사'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업에서는 전문성을 발휘하고, 사적으로는 자상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강의시간에는 전문성을 살려 전달할 내용을 분명히 전달하는 게 좋다. 그러나 사적인 자리에선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학생들이 고민을 털어놓도록 해야 한다."
김재환 교수는 고려대 경영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1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콜로라도대에서 경영대학 조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고려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