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아직도 기술과 기능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고 대우하는 명실상부한 기능선진국은 결코 아니다. 이는 한마디로 국제기능올림픽이나 기능경기대회의 결과가 본질(to be)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현상(to do)이 아니라는 사실과 우리 사회에서 기술과 기능의 가치를 아직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전문계 고교가 직업교육 완성학교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교육의 양극화로까지 심화돼 우수한 기술 인적자원이 국가경쟁력이 못되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에서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이끌 산업인력 양성의 메카로 전문계 고교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는 대책을 살펴본다.
첫째, 직업교육 완성 학교로서의 본질에 충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동안 전문계 고교가 많은 개혁과 혁신을 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직업교육의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이는 모든 것이 대학으로 통하는 우리만의 교육정서에 편승해 본질에 충실하기보다는 연계교육 같은 손쉬운 보여 주기 식의 사려 깊지 못한 정책으로 안주한 결과며 포장만 달리한 현상의 대책으로 본질을 치유하려 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표출될 때마다 임기응변적인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처방만을 한 것이다. 이런 정책 처방이 쌓여 현재의 골이 깊은 교육 양극화에 이른 것이다. 최근 IT산업 경쟁력이 세계 3위에서 8위로 하락한 것도 직업교육과 무관하지 않다.
둘째, 가치에 합당한 대우와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 정부는 기술자가 우대받는 사회를 만든다고 항상 외치지만 대우도 못 받는 실상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하는 말이다. 대우도 못 받는 현실에서 우대를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기능강국의 자원을 튼튼한 제조업을 떠받치는 국가경쟁력으로 흡수하려면 반드시 제대로 대우하는 일자리를 보장해야 하며 현실적인 고충도 국가가 적극 해결해 줘야 한다. 실례로 2013년부터 폐지되는 산업기능요원도 국가경쟁력의 큰 틀에서 재고돼야 한다. 앞으로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이끌 신성장동력은 역시 기술과 기능이며 이는 국가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24회에 걸쳐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해 총 451개의 메달을 획득했지만 이 중 15% 정도가 국가발전의 성장 동력이 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셋째, 전문가(마이스터) 양성 시스템을 구축해 국가경쟁력으로 키워야 한다. 전문가 탄생이나 신기술 개발은 저절로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바람직한 것은 메달리스트나 우수한 전문계 고교 출신을 최고의 국가 브랜드를 갖는 글로벌 전문가로 육성하는 국가적 차원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수년 전부터 기능올림픽의 ‘회원국 간 상호협력’ 프로그램의 하나로 베트남과 인도에 기능을 전수하고 있다. 기능 전수 프로그램은 우리 전문가들이 세계의 무한한 활동 무대로 진출하는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국가적 사업으로 적극 장려해야 한다.
이상 3가지 핵심을 ‘3위 일체시스템’으로 하는 비전을 제시한다면 전문계 고교는 직업교육 완성학교로 거듭날 수 있다. 그리고 본질에서 나오는 우수한 기술과 기능은 국가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신성장동력으로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주도할 수 있다. 기능올림픽은 직업교육의 본질에 대한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지만 대회가 갖는 진정한 의미는 기능선진국으로 발전하는 직업교육 정보 교류의 장이며 청소년들에게는 희망의 엔도르핀을 솟아나게 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최근 설립하는 마이스터 고교도 앞서 언급한 3가지 핵심이 빠진다면 결국 요란하게 포장만 달리한 또 다른 학교가 된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