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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비주류 대학들에 대한 칭찬과 격려
이상인 성결대학교 대외협력처장 (음학학부 교수)
“화성 진행이 근사한데!”

나는 대학에서 주로 음악이론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입학 전의 우리나라 음악교육은 대부분 실기 위주로 이루어짐으로, 특히 학부의 1·2학년 학생들은 음악이론 수업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며 간혹 기피하는 현상까지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함께 연주의 기량을 한차원 높이기 위해서는 음악이론에 대한 학습과 이해는 필수적 이다. 그래서 가급적 이해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흥미유발을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강의를 진행하곤 한다.

다른 학문 분야도 대동소이 하겠지만 음악이론은 수리적인 논리성과 예술적인 아름다움이 병행됨으로 인하여 학생들에게 이중의 어려움을 안겨준다. 대학에 부임한 초창기에는 “아니, 이렇게 쉬운 것을 왜 이해 못하지?” 라고 스스로 의아해 하며 학생들을 다그쳤다. 그러나 해를 거듭 하면서 “여기 선율은 아주 매력적 이구만, 화성 진행이 근사한데! 실력이 부쩍 향상 되었네!” 이런 말들이 학생들의 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대단하고 근사한 것에 대한 찬사와 칭찬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작고 사소한 향상에 대한 적극적이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칭찬을 하는 것은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어렵게 접근을 하게 된다.

기초음악이론 시간에 학생들이 그리는 음표는 그야말로 삐뚤빼뚤 하여서 악보를 읽기가 마치 암호를 해석 하는것 처럼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어느 학기에 유난히 서툴렀던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을 눈여겨 두었다가 음표의 머리만 바르게 그려도 칭찬을 하며 독려 하였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고 문제의 그 학생은 기초음악이론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도, 심지어는 학과 일에도 열심을 냈고 지금은 졸업하여 음악관련 튼실한 공기업에 취업하여 자신의 앞날을 부단히 개발해 나가고 있다. 나는 이 제자를 생각할 때 마다 선생의 역할과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반짝반짝 빛나는 조약돌은 그대로도 눈 부시게 아름답다. 그러나 이끼 낀 채로 반쯤 숨겨진 곳에 있는 우리의 제자들을 깨끗이 닦아 번쩍이게 함은 눈부심과 함께 놀라움과 기쁨을 안겨 준다.

대학에 20여년 가까이 재직 하면서, 사회의 대학평가에 대한 아쉬움이 가끔은 나의 강의시간과 견주어 생각되어지곤 한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대학이 있다.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실력을 자랑 하는 그 대학의 이름만으로도 반짝이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대학들도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많은 학생들은 그들의 처지에 맞게 대학을 선택하게 된다. 상위권 대학들은 그 나름으로 또한 중, 하위권 대학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열과 성을 다하여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나 대학에 발전기금 기탁이나 다양한 방면의 지원을 볼 때 우리나라는 너무나 큰 대학 위주로 가는 것을 보며 씁쓸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고, 의기소침 하여져서 학생지도에 대한 열의마저 식음을 느끼기도 한다. 그럴때는 혼자 중얼거려 본다. 그래도 나는 우리 학생들을 칭찬할 것이라고. 그리고 오늘도 나는 강의실을 누빈다. 작고 사소한 칭찬할 꺼리를 찾아서.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08-11-10 오전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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