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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시스템 변화 … 취업문 넓어질 것”
교과부·문광부 후원 ‘2008 프렌들리 아시아 세미나’ … 취업특강 요지
“취업 정보 지원, 생활 속 불편사항 개선 등 국내 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아시아 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싶다. 아시아 유학생들이 보다 풍요롭고 행복한 한국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힘을 합쳐 다양한 지원을 펼쳐나갈 것이다.”

본지는 지난 10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2008 프렌들리 아시아 세미나’를 개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아시아 유학생들을 위한 주제 특강·토론·축하 공연 등이 진행됐다. 아시아 유학생 200여 명과 관련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간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며 열띤 논의를 벌였다.

본지가 세미나를 통해 제공한 프로그램들 중 아시아 유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외국인 유학생의 커리어 관리 및 취업 컨설팅’을 주제로 한 취업 특강이었다. 특히 이번 특강의 초점은 ‘국내 기업 취업’에 맞춰져 있어 더욱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강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필요한 내용들을 꼼꼼히 메모하는 아시아 유학생들의 모습에서 국내 취업에 대한 강한 열의가 보였다.



△ 지난 10일 본지가 주최한 ‘프렌들리 아시아 세미나’에서 아시아 유학생 및 관련 전문가들이 본지 송광섭 부사장(왼쪽 세번째)의 진행으로 토론을 하고 있다.


국가·기업 시스템 변화 필요 … 유학생 스스로도 철저한 사전준비 있어야 성공

“우리나라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중 무려 93%가 아시아 출신이다. 문제는 아시아 출신 유학생 상당수가 국내 취업을 희망하고 있음에도 실제 성공하는 사람은 매우 희소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외국인 유학생 모두의 노력이 요구된다.”

‘2008 프렌들리 아시아 세미나’ 취업 특강 연사로 나선 박운영 엔터웨이파트너스 커리어컨설팅 대표는 아시아 출신 유학생 대다수가 졸업 후 국내 기업에 취직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특강을 통해 우리나라 정부·기업의 시스템과 유학생들의 인식·태도가 동시에 변화돼야만 해외 학생들의 국내 취업이 보다 원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우리나라 기업·정부, 외국인 취업에 관한 심도있는 고민해야 할 때 = 박 대표는 국내 기업들의 외국인 채용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점을 해외 학생 취업의 어려움으로 지적했다. 그는 “현재 외국인들은 국내 기업에 취업 원서를 내는데만 해도 엄청나게 번거로운 과정들을 이겨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많은 서류를 제출해야함은 물론, 한국인도 알아보기 어려울만큼 복잡한 지원서 작성까지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외국인 채용 절차를 보다 단순명료하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관리 실무자는 국가 시스템을 걸림돌로 꼽기도 했다. 성균관대 국제교류팀 박혜원씨는 “외국인 취업비자 발급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엄격해 기업들이 채용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채용을 하고 싶어도 포기하게 만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씨는 “출입국 사무소가 ‘국가 안보’라는 올바른 목적 때문에 엄격한 비자 발급을 실시하고 있는만큼 섣불리 완화를 요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우리 정부가 외국인 비자 발급에 관한 보다 다각적인 고찰을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또 박 씨는 “우리나라 유학생 중에는 중국인이 제일 많음에도 기업들은 중국 이외 국가 출신 학생을 뽑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필요와 수요가 맞아떨어지지 않는 실정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이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박운영 대표와 국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아시아 유학생의 국내 취업문이 점점 더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 낙관적인 미래상을 제시했다. 또 국내 기업 취직을 위해 유학생들이 염두해두어야 할 점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 아시아 유학생 채용 증가 전망 … 외국인으로서의 강점 살리는 게 관건 = “몇 년 전부터 아시아 출신 유학생 채용을 염두해두고 캠퍼스를 찾아가 관련 행사를 벌여왔다. 올해부터는 실질적인 채용을 실시키로 결정, 현재 베트남 등 아시아 출신 학생 9명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 아시아 유학생 채용문도 점점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기업 중 하나인 롯데그룹 인사채용 담당자는 국내 기업의 아시아 유학생 채용 규모가 앞으로 점점 더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의 세계 진출에 따라 ‘다문화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롯데·CJ그룹 등 국내 몇몇 대기업들은 대대적인 캠퍼스 리쿠르팅과 인턴십 등을 실시, 아시아 유학생 채용을 위한 기반 구축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아시아 유학생이 국내 취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운영 대표는 △자신·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 △다양한 언어 구사 능력 구비 △자국 관련 국내 기업 집중 공략 등의 항목을 강조했다. 막연히 국내 기업에 취직하고 싶다는 생각만 갖고 있을 것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준비들을 해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박 대표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고 또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희망 업종을 정한 뒤에는 유창하고 다양한 언어 능력을 구비하는 등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는 없는 외국인으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목표와 상황이 맞는 다른 외국인 유학생들과 취업 준비 동아리를 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몇몇의 한국 학생들을 섭외해 함께 공부한다면 정보·문화 교류 등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인터뷰] “한국적 사고·문화부터 익혀라”

- 조경익 대우증권 중국인 사원  

“국내 대기업에 취직한 중국인 친구들 상당 수가 한국인 상사와의 문화적 차이로 심각한 갈등을 겪곤 합니다. 국내 기업에 입사하길 희망한다면 제일 먼저 한국인만의 사고방식·문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지난해 1월부터 대우증권에 근무하고 있는 중국인 조경익씨는 국내 기업 취직을 희망하는 외국인 유학생이라면 한국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는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조언했다. 조 씨는 서강대에서 국제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유학생 출신 직장인이다. 현재 대우증권에서 중국 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8개월 간의 인턴십 과정을 거쳐 정직원으로 채용됐어요. 인턴십 기간이 길고 업무 강도도 높아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다른 외국인 유학생 친구들에 비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도 국내 기업 채용에 불합격해 일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거든요.”

조 씨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이 국내 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나라 명문대를 졸업한 한 중국인 친구가 4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구비하고 있음에도 최근 국내 기업 5곳으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재 대학 3·4학년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후배들의 답답한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한 외국인 유학생 친구가 국내 유명 건설사 면접에 갔는데 면접관이 “한국 상황도 좋지 않은데 왜 굳이 여기서 취직을 하려 하느냐, 자국에 돌아가 직장을 잡는 것은 어떠냐”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외국인 유학생들 입장에서는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시간적·경제적으로 엄청난 투자거든요. 특히 국내 기업에 취직하지 못하면 어렵게 익힌 한국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외국인 유학생들이 자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에요.”

조 씨는 이처럼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국내 기업에 채용됐을 때 그간의 노력과 고생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만의 의식·문화를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업무보다 더 어렵고 힘든 것이 동료들과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마찰이라는 의견이다. 이어 조 씨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과 자국을 모두 이해한다면 양 국가 모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바람을 들려줬다.  

“한국과 중국을 모두 아는 사람으로서 두 국가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특히 중국의 한국 투자를 이끌어내 국내 경제를 살리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요. 만약 국내 경제 상황이 좋아진다면 기업들의 채용 규모도 확대돼 외국인 유학생 후배들의 취업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08-11-17 오전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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