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학 전공에서 학부학생들은 직장 경험이 없습니다. MBA 학생들과는 다르죠.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기업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의 강의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실사구시(實事求是)’다. 이 교수는 철저하게 실용적·실천적 관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 교수의 강의가 가톨릭대에서 명강의로 꼽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론만으로는 문제 해결능력을 길러줄 수 없어요. 경영학 이론들이 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즉 문제해결능력에 중점을 둡니다. 한 마디로 훈련을 시키는 거죠.”
그렇다면 이 교수는 어떤 방식으로 학생들을 훈련시키고 있을까? 바로 케이스(Case, 사례) 수업이다. 이 교수의 케이스 수업은 법학 강의의 판례 수업과 동일하다. 즉 법학 강의에서 판례를 통해 법 이론의 실제 적용원리를 가르치듯, 이 교수는 케이스 수업을 통해 경영학 이론의 현장 적용 원리를 가르치고 있다.
예를 들면 해외기업의 경우 애플사에서 iPOD를 출시했을 때 준비과정과 사업계획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국내기업의 경우 동원F&B가 참치 시장에서 경쟁자들이 많이 생기는 상황에서 1등 기업을 고수하기 위해 어떤 방어책이 필요한지 등 이 교수의 강의는 실제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1998년과 1999년에 벤처 열풍이 있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도 벤처 기업에 대한 내용들을 많이 다뤘죠. 학생들에게 벤처 기업 설립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보도록 했는데 내용이 부실했습니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경영학 지식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죠. 그 때 지식을 실제 경영문제에 적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느꼈고 그 이후부터 케이스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수업 방식을 바꾸니까 학생들의 만족도도 많이 향상됐죠.”
또한 이 교수는 학생들이 현장에서 경영학 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아무리 케이스 수업이라고 해도 강의실에서만 진행되면 이 역시 하나의 이론 수업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기말 과제로 ‘팀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학생들의 프로젝트 결과를 평가하고 있다.
“매일유업이나 풀무원 등 부천 지역 또는 서울에 소재한 기업들에 대한 연구 과제를 내줍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경영컨설턴트가 돼 해당 기업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기업 분석을 한 뒤 보고서를 작성하죠. 보고서를 발표할 때는 해당 기업의 CEO를 초청해 CEO 의견을 평가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이 교수가 자신의 수업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첫 째도 준비, 둘째도 준비다. 케이스 수업의 경우 토론도 진행되기 때문에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업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만족도를 보면 낙타등처럼 정말 좋아하거나 정말 싫어합니다. 정말 좋아하는 경우는 딱딱한 이론 수업을 하다가 케이스 수업을 하니까 재미가 있는 거죠. 그러나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해 오지 않으면 재미가 없으니 싫어하게 되는 거죠.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위해서라도 리포트를 꼬박꼬박 제출하도록 하는 등 준비를 철저히 시킵니다.”
이 교수는 실험실습이 체계적이고 활발하게 이뤄지는 의대의 교육 커리큘럼이 경영학에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훌륭한 경영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식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금 경영학은 가르칠 지식은 많아졌습니다. 앞으로는 의대생들이 시술하듯이, 법대생들이 모의재판을 하듯이 경영학도들도 경영실습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경영학의 다음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1996년부터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