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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분교 추진 대학 줄줄이 ‘답보’
지가 상승 따른 재원확보가 난제...토지 소유주 반대도
대학들의 수도권 제2캠퍼스를 추진 계획이 대부분 답보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부지의 지가상승으로 인한 재원확보 문제와 토지 소유주들의 반대가 그 이유로 지적된다.

최근 이성우 국민대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파주캠퍼스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땅 소유주의 반대, 지가 상승 등으로 파주캠퍼스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국민대는 지난 1월 파주시와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 등 100만㎡(약 30만평) 규모의 제2캠퍼스 건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 지난해 7월 경기도가 주최한 '대학유치 설명회'에서 한 참석자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 3월 이성우 총장 취임 후 사업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재원문제가 거론 됐다. 토지 수용가만 3000억원, 개발비용까지 고려하면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 선진식 기획처장은 “미군공여지 보다는 사유지가 더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계획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지만, 기존 캠퍼스 활용을 극대화하고, 종로구 평창동의 신규 매입 부지를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11월 의정부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광운대도 답보상태다. 광운대 관계자는 “예정부지의 지가가 평당 150만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며 “최근 사업타당성 용역을 의뢰해 본 결과 평당 30~50만원 정도로 저렴해야 추진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광운대 제 2캠퍼스 예정부지(의정부시 산곡동 일대)는 그린벨트 해제지역인 지역현안사업부지다. 협약 체결당시 광운대는 ‘그린벨트 지역이기 때문에 지가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개발비용이 3.3㎡ 당 150만원으로 예측되는 지금은 27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상태. 임시이사 체제 하에서는 추진이 불가능한 사업 규모다. 광운대 관계자는 “법인이 정상화돼야만 진전된 계획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숭실대도 지난 2006년 7월 광명시와 제2캠퍼스 조성에 관한 기본협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시의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사업이 지체되면서 숭실대 광명캠퍼스 계획도 정체돼 있지만, 예상보다 지가가 상승해 재원문제가 난제로 지적된다.

숭실대 관계자는 “당초 조성가가 평당 300~400만원 정도로 예상됐었으나 현재는 600만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돼 재원 확보가 난제”라고 밝혔다. 숭실대는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사업지구 내 2만평 부지에 음악공연예술대학원, 정보과학대학원, 벤처중소기업센터, 평생교육센터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삼육대는 5년 전에 남양주에 7만8000여평의 부지를 확보했으나 개발비용이 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재정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박두한 기획조정실장은 “당초 예상보다 비용부담이 많이 돼 민자유치나 일부 부지를 개발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삼육대는 미리 부지를 확보해 놓은 경우이기 때문에 계획이 구체활 될 가능성이 높다. 박 처장은 “특정 학년을 보내 영어집중교육을 시키는 국제화 캠퍼스 건립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퍼스 추진 계획을 세워도 지가상승을 이유로 이사회 승인을 얻지 못해 포기한 경우도 있다. 서강대는 지난 6월, 파주시가 제안한 14만8000㎡, 17만2000㎡, 20만5000㎡ 등 3가지 가운데 가장 작은 14만8천㎡(200억원 규모)에 대한 매입 승인을 이사회에 요청했으나 부결됐다. 예정 부지 인근에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경의선 복선화 계획으로 땅값이 상승함에 따라 서강대 이사회가 재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 소유주들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한 대학도 있다. 이화여대 제2캠퍼스 예정부지에 땅을 소유하고 있는 파주시 월롱면 주민 73명은 지난 5월 사유지를 사업시행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의정부지법에 제기했다. 국민대가 제2캠퍼스 조성을 추진 중인 광탄면 신산리 주민 345명도 같은 내용으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그러나 부지확보 계획 등을 면밀히 세우지 않은 채 추진계획을 성급히 결정한 대학의 탓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대학들이 캠퍼스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것에 급급했지 부지 확보나 지가상승 가능성 등을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지사 취임 후 대학유치에 주력한 경기도 또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 내 제2캠퍼스를 추진하는 대학들을 방문해 건의사항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대학과 지자체 간 양해각서가 체결되고 나서 지자가 상승하는 부분을 인위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며 “다만 대학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꾸준히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8-11-24 오전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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