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위 파행 끝이 안 보인다
소위 구성 싸고 여야 기싸움만
의원·정부발의 103개 법안 방치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 청문회 개최 문제로 한 달 동안 파행을 겪었던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또 다시 멈췄다. 소위원회 구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내년 예산안 심의는 ‘올 스톱’ 됐다. 100개 넘는 법안은 먼지만 쌓이고 있다. 여기에는 대학 사회에 민감한 법안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자칫 ‘날림 심사’도 우려된다.
□ 교과위는 한 달 넘게 개점휴업= 교과위는 지난달 25일 전체회의에 ‘2009년도 교육과학기술부 예산·기금운용계획안’을 상정했다. 26~27일에 각각 1·2차관 소관 예산을 심의한 뒤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 예산안 예비심사를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전체회의가 마지막이었다.
예산심사 소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한나라당은 의석 수에 비례해 ‘4(한나라당):2(민주당):1(선진창조모임·비교섭단체)’를 주장한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 정신에 따라 동수(4:3:1)로 구성해야 한다며 예산안 심의를 거부하고 있다.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숫자가 엇비슷할 때 얘기지 국민 뜻을 거스르는 무리한 요구”라고 반박했다.
정치적으로 대립할 여지가 거의 없는데도 예산소위 구성에 합의를 보지 못하는 것은 법안심사소위 구성과도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예산소위를 여당 주장대로 구성할 경우 법안소위 역시 그렇게 구성할 수밖에 없다. 과거 열린우리당은 17대 국회 때 법안 심의의 길목인 법안소위를 여야 동수로 구성해 줬다가 두고두고 후회했다.
국회 관계자는 “앞으로 법안소위 구성이 남아 있으니까 야당 입장에서는 선례를 남기면 곤란하다는 생각에서 예산소위 구성을 거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실 관계자는 “사립학교법 재개정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법안소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 교과위, 계류 법안만 100개 넘어= 교과위가 잇달아 파행을 겪으면서 교육 관련 법안들은 전체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11월 28일 기준) 교과위에는 정부 발의 28건, 의원 발의 75건 등 103개 법안이 계류된 상태다.
이 가운데는 ‘국립대 재정·회계법안’도 포함돼 있다. 교과부의 부인에도 국립대는 이 법안을 법인화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인식한다. 정부안에 재정 지원 규모가 삭제되면서 재정 지원 감축 우려가 현실화한 탓이다. 국교련과 대학노조는 입법 반대 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대체법안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입시 관련 제재 권한을 주는 대교협법 개정안도 논란이 예상된다. 대교협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한다는 취지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대교협의 업무수행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한다. 자율화에 반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한국연구재단법’ 역시 논란이 예상되는 법안 가운데 하나다. 한국학술진흥재단과 한국과학재단 등을 통합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인문사회 분야 학자들은 인문사회분야와 기초분야 지원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한다.
17대 국회 때 자동 폐기됐다 재발의 된 등록금 관련 법안들의 처리도 관심사다. 직전 3년 간 물가상승률 평균의 1.5배를 인상할 경우 교과부장관에게 사유서를 제출하는 법안의 경우 대학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10만원까지의 소액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야 대학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를 어떻게 뚫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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