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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동결 도미노…정부 지원도 확대돼야
4년제 32곳, 전문대 3곳 등 35개 대학 등록금 동결 선언
내년도 등록금 동결을 선언한 대학이 전국적으로 30곳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등록금 동결 움직임 확산에 직접 나섰다. 그러나 대학이 고통분담에 나서는 만큼 정부 재정지원도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학가의 지적이다.

안 장관은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전국 18개 대학 총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대학들이 내년 등록금을 동결하고 학자금 지원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안 장관이 지난 8월 취임 이후 대학 총장들과 간담회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이미 이장무 서울대 총장을 비롯해 손병두 서강대 총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김인세 부산대 총장, 김윤수 전남대 총장, 우동기 영남대 총장 등 전국 주요대학 총장들이 참석했다.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이화여대, 인하대, 조선대, 충남대, 한양대 등 12개 대학은 이미 내년도 등록금 동결을 선언한 바 있다. 건국대, 경북대, 연세대, 영남대, 전남대, 전북대 등 6개 대학은 아직 등록금 동결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안 장관은 등록금 동결에 동참한 대학에 대해 감사 표시를 하는 한편 “대학 총장을 해 본 나로서 이런 요청을 하기가 힘들지만 국민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등록금 동결에) 많은 대학들이 동참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 21일 사립대총장협의회가 내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이후 등록금 동결 선언이 도미노처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성신여대·인하대가 지난달 26일 4년제 대학 중 처음으로 동결을 선언한 이후 이에 동참한 대학이 이날 현재 32곳에 달한다.

국·공립대는 서울대가 지난 2일 동결한 선언한 이후 목포해양대, 창원대, 서울시립대, 강릉대, 부산대, 충남대 등 7개 대학이 동결 입장을 밝혔다. 전문대학도 재능대학이 지난달 18일 일찌감치 동결을 밝힌 데 이어 여주대학, 동주대학이 합류했다. 서울사이버대도 지난 4일 원격대학 가운데 처음 동결 의사를 밝혔다.

국내외적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고통분담 차원에서 등록금 동결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확산되고 있지만 상당수 대학들은 어두운 경기로 인한 기부금 감소, 빠듯한 대학 살림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 참석한 총장들 역시 “경제위기 속에서 고통분담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도 “2009년 등록금 책정에 관해서는 동결하든지 최소 폭으로 인상하든지 개별대학의 사정에 따라서 자주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장무 서울대 총장도 지난 2일 등록금 동결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서울대 등록금이 정부가 재정이 열악한 다른 지방대학들의 등록금 동결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대학 형편을 강조한 자율적인 결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학이 고통분담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정부 역시 대학 재정지원 확대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총장들은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1.1%인데 반해 한국은 0.6%에 불과하다며 재정지원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대학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근본 원인은 바로 정부의 지원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고등교육 재정 확충을 위해 가칭 고등교육 교부금법과 사립대학 육성법 입법을 추진해 달라”고 건의했다.

안 장관은 이에 대해 “최근에는 중산층에도 어려운 가정이 많아 내년에는 특별히 이들을 위한 학자금 지원 예산을 3200억원 정도 늘리려고 한다”며 “학자금 예산 외에 대학의 자체 발전을 위한 재정지원 예산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또 “현재 교과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청년 실업 해소 대책, 즉 전문대 및 대학생 해외인턴제, WEST프로그램 등에 대한 2009년도 예산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장관이 등록금 간담회를 개최한 이날에는 숙명여대가 등록금 동결 움직임에 동참했다. 숙명여대는 이날 한영실 총장 주재로 예산관계자 회의를 열어 등록금 인상을 동결하는 한편 생계곤란지원형 장학금을 300% 늘리기로 결정했다.

증액되는 금액은 총 20억원으로, 숙명여대 재학생 1만여 명 규모를 고려한다면 장학금 증액 수준이 다른 대학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등록금 동결과 장학금 증액에 따른 예산 조달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기계 설비와 기자재 구입을 1년간 유보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키로 했다.

숙명여대를 포함해 이날 현재까지 내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대학은 4년제 대학 32곳, 전문대학 3곳, 사이버대 1곳 등 총 36개 대학이다.

4년제 대학 가운데 성신여대와 상지대를 시작으로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호남대, 인하대, 서강대, 상명대, 계명대, 한국국제대, 서울대, 한국외대, 세명대, 성균관대, 목포해양대, 건양대, 국민대, 경희대, 서원대, 서울시립대, 한세대, 창원대, 삼육대, 강릉대, 서울사이버대, 충남대, 조선대, 부산대, 청주대, 부경대, 숙명여대 등이 내년도 등록금 동결 입장을 밝혔다.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 입력 : 08-12-05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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