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중지 명령을 내렸던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순천대는 광양캠퍼스 설립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서갑원 의원이 제동을 걸고 있고, 교과부가 ‘여론형성’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향후 12년 동안 600억원을 지원키로 한 광양시가 “2009년도 예산심의가 시의회에서 종료되는 12월 18일까지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사업을 중지하고, 기존 지원했던 50억원을 돌려받겠다”고 통보하면서 곤경에 빠졌다. 서갑원 의원이 뜻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여론형성’에 대한 정의조차 명쾌하지 않은 상황이라 진통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순천대는 가장 큰 문제로 서갑원 의원의 제동을 꼽고 있다. 김광수 순천대 기획처장은 “광양캠퍼스의 위치는 순천대에서 반경 20km 이내이기 때문에 총장 재량으로 설립이 가능하다. 그런데 서갑원 의원이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김 기획처장에 따르면, 순천대가 토지를 구입하고 광양캠퍼스 설립 의사를 처음 밝혔을 때, 교과부는 국토해양부에 토지변경 신청도 해 줬다. 당시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서 의원이 반대를 표명하면서 설립이 중단됐다는 이야기다.
김 기획처장은 “국토해양부에서 전라남도까지 공문이 내려왔는데 서갑원 의원이 전방위적인 압력을 넣었고, 결국 지난 10월 23일 교과부에서 ‘여론 절차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계획을 중단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순천대는 지난 10월 29일 전체교수회를 열어 광양캠퍼스 추진의사를 투표에 부치는 한편, 직원·학생·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수차례 설명회를 연 바 있다. 아울러 서 의원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광양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 기획처장은 “공식적인 절차를 거쳤고, 여론조사가 미흡하다고 해서 설명회까지 거쳤다. 표면상 문제 될 게 없는데 진행이 안 된다면 결국은 정치적인 이유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 의원은 광양캠퍼스 설립과 관련, 재정 문제를 들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11일 광주KBS ‘쟁점토론’에 참여했던 서 의원은 “광양시가 지원키로 한 600억원과 기성회비, 발전기금으로 광양캠퍼스를 설립하겠다는 뜻인데, 실제적으로는 대략 8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재정 확보는 광양시 재정지원과 기성회비밖에 없는 상황이라 현재로선 대학 설립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와 관련 “결국 기존 순천대의 재원으로 운영비를 충당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순천대가 인문관과 정보화교육관을 짓겠다고 했는데 순천캠퍼스에 투자해야 할 210억원을 광양캠퍼스에 투자하면 학생들이 희생을 당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한편 ‘여론 형성’을 조건으로 내건 교과부는 이 문제에 대해 “지금은 여론 형성 단계”라면서 좀 더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계자는 “순천대가 여론을 형성했다면서 교수회 투표 등을 실시했는데 절반이 조금 넘는 정도만 참석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교과부는 여론 형성이 여전히 덜 됐다고 생각하고 있지 정치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 자율화 이후 국공·사립대를 불문하고 여러 문제가 터지고 있는데 순천대 광양캠퍼스는 그 첫 케이스”라면서 “순천대만의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순천대가 첫 선례이다 보니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 알아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