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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광식 칼럼
손광식 칼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경향신문 경제부장, 편집국장, 주필 
문화일보 주필, 전무이사  / 문화일보 대표이사 사장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현재) 상지컨경영설팅(주) 회장, 인터넷신문 프레시안 고문

* 주요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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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관료(공저), 1979  / 거탑의 내막(공저), 1983 /  한국의 이너서클, 2002 

[손광식 칼럼] 상지경영 컨설팅 회장
[시론] 악습 되풀이 하는 예산국회
나쁜 전통을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야당이 여당인 때나 여당이 야당인 때나 예산안 표결을 곱게 넘겨 본 적이 없다. 수십 년간 이어 온 전통을 죽어라고 지킨다. 나라 살림을 대하는 정당들의 심보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총 지출 규모 284조 5000억원의 2009년도 정부 예산안이 통과됐다. 어김없이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당초는 여야 협상이 진행되는가 싶었다. 야당의 삭감안이 일부 받아들여져 합의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여당은 돌연 태도를 바꾸어 공개된 ‘날치기 통과’를 감행했다. 오히려 정부 원안보다 증액된 규모다.

항시 똑같은 이유로 예산통과 과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안타까움을 넘어 무관심에 이를 지경이다. 어느 쪽을 두둔할 수 없는 정당의 작태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

새해 예산안은 시대 상황 자체가 비상시국이라는 관점에서 두 가지 요건을 요구한다. 첫째는 시간적 다급함이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침체되는 경제 여건에 비추어 한시라도 빨리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둘째는 난국타개의 통합 대처능력 담보다. 불과 수일간의 예산결산위원회는 나눠 먹기식 협상을 시도했을 뿐이다. 지방분권화 시대에 맞춘다는 대의명분은 가용재원의 지방할애를 대폭적으로 허용했다. 지역 예산 심의과정에서 신설 증액된 내용을 보면 한나라·민주·자유선진당 등 주력 3당의 나눠 먹기식 배분이 뚜렷하다. 영향력 행사를 한 유력 당원들의 야합이다.

겉으로는 그럴 듯한 명분을 위장하면서 내용적으로는 딴청을 부리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특기다. 4대강 유역개발이 그 하나다. 대통령은 청와대 여당 수뇌진과의 모임에서 "하게 되면 하고 말면 만다"는 말을 했다. 토목공학적 입장에서 하천유역 개발과 운하와는 공법상 차이점이 있다고 하지만 운하플랜으로 바꾸기는 어렵지가 않다. 적어도 대통령의 똑떨어지지 않는 반응은 국민들의 의아심을 부풀리기에 충분한 것이다.

예산은 어디까지나 예산이기 때문에 모든 경제지표와 똑떨어지게 들어맞을 수는 없다. 당초 새해 예산안을 마련한 것은 지난 11월이었다. 가장 중요한 함수는 경제성장 예측이었다. 세계 경제는 3%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았고 우리 경제는 4%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이 수치는 변했고 불과 한 달 만에 세계 경제는 0.9%, 우리 경제는 2%미만이라는 최저 체감온도를 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례 없는 재정 지출로 총력전을 편다는 예산 규모가 오히려 미흡할 지경이다. 정부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대대적 지출로도 불가항력적이다.

크게 보면 지금의 난국은 시장이 저질러 논 과오를 시정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다. 정부의 지출행위는 그만큼 도덕적 우위에 있어야 하고 정당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불가분 정부의 간섭을 불러들일 것은 뻔한 이치다.

정부는 잘못된 부분만을 수리하고 때를 기다린다는 말은 옳지만, 절대로 그 말을 믿을 수는 없다. 경제의 주력을 정부가 장악한 이상 아무리 대통령의 지도 원리가 그렇더라도 공무원은 다른 길을 택할 것이다. 사업 자금의 배분을 시장에 일임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온갖 간섭주의가 다시 꿈틀댈 것이기 때문이다.

예산 국회는 12월의 초순 반짝 하다가 끝난다. 그것도 새해 예산 줄다리기에만 관심이 모아지다가 그만이다. 분명히 ‘결산’이란 말이 들어가 있는 데도 말이다. 무슨 돈을 어디다 어떻게 쓰였나는 감사할 권능을 부여했음에도 국회는 그것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이것도 오랜 동안의 전통 비슷한 것이 되어 버렸다. 결산법안은 왜 없는지 모르겠다. 예산안은 당초 책정이 되고 나면 집행부서의 손에 들어간다. 나라 돈인 관계로 헤프게 쓰인다. 직불금 파동에서 본 것처럼 그 지출의 엄밀성이 지켜지지 않는다. 공무원들은 자료만 충실하게 만들면 된다. 나는 수조원의 정부 예산이 ‘임자 없는 돈’이 되어 4대강가에 뒹굴고 있을까 그것이 두렵다.
손광식 칼럼 | 입력 : 08-12-22 오전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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