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관련 법안, 또 ‘흐지부지’
상한제 등 9개 법안 상임위 상정도 못해
교과부·대학당국도 ‘돈문제’라 소극적
17대에 이어 18대 국회에서도 등록금 관련 법안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지만 해당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해를 넘기면서 이번에도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등록금 법안 9개 제출= 18대 국회 개원 이후 26일 현재까지 발의된 등록금 관련 법안은 모두 9개이다. ‘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 법안은 이번에도 다시 발의됐다. 내용은 조금 달라졌다. 민주당 김희철 의원이 발의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수업료, 납부금 등을 직전 3년 동안 물가상승률 평균의 1.5배 이상 인상할 경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4인 가구 최저생계비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전국가구소득의 월평균을 넘지 않는 선에서 등록금을 책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안 의원은 또 소득 수준에 따라 금액을 달리하는 ‘등록금 차등제’를 처음 제안해 눈길을 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은 규제보다는 등록금 부담을 경감시키는 법안이 주류여서 근본적인 인식 차이를 드러낸다. 권영진 의원은 대학정보공시 항목에 등록금 및 학생 1인당 교육비 산정근거를 추가하는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과, 대학 교육비의 소득공제 한도금액을 10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함께 발의해 놓았다.
나경원 의원은 연 10만원 한도 내의 대학 기부금에 대해 세액공제를 추진하되 등록금 인상률이 직전 3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대학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과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 관건은 정부 의지= 17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국회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등록금 상한제는 대학 자율화 정책 기조와 어긋난다며 교과부와 대학 모두 반대하고 있다. 후불제 역시 소득 수준 파악의 어려움과 강제 징수의 어려움 등을 들어 교과부가 난색을 표한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핵심은 결국 ‘돈’이다. 정부 재정지원이 미흡한 상황에서 등록금 상한제와 후불제를 시행할 경우 대학의 재정 결손을 정부가 보존해줘야 하는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등록금 차등제’ 역시 핵심적인 고민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소액 기부금 세액공제는 참여정부 때도 추진하려고 했지만 기획재정부 반대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가장 실현 가능한 법안은 대학정보공시 항목에 등록금 산정근거를 추가하는 안이지만 산정근거에 대한 타당성 논란도 예상된다.
황영기 전국기획처장협의회장은 “수도권 대규모 사립대를 중심으로 저항이 있긴 했지만 17대 때 흐지부지된 데에는 교과부의 의지 부족도 컸다”면서 “마지막에 가서 은근슬쩍 대학에 떠넘기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 보좌관은 “법안을 발의한 의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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