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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 못 벗어난 대학 자율화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 ‘자율과 경쟁’을 기조로 한 이 대통령의 교육정책에 따라 대학도 ‘통제와 간섭’의 시대에서 ‘자율과 경쟁’의 시대로 전환됐다. 그동안 대학 자율화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전신인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의 대수술, 대입 업무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이양, 1·2단계 대학 자율화 조치 등을 통해 빠르게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대학 자율화 의지에도 불구, 관치행정의 잔재가 여전하고 대입 업무 총괄 기구인 대교협의 권한이 한계를 보이는 등 대학 자율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대학 자율화, 초석 마련=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3단계 대입 자율화와 대학 관치 완전 철폐 공약을 통해 대학 자율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와 관련 이명박 정부는 출범 후 바로 대입 업무의 대교협 이양과 교육부 개편을 단행, 대학 자율화 정책의 시동을 걸었다. 교육부는 한때 해체설까지 나돌았지만 과학기술부와의 통합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후 이명박 정부는 지난 4, 9월 각각 대학 자율화 1·2단계 조치를 발표했다. 이 같은 일련의 대학 자율화 조치에 따라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쳐 지난 10년간 이어져 오던 ‘관치’ 중심의 대학 정책은 ‘자율’이라는 새로운 기조로 급선회했다. 

■자율화, 그러나 관치는 ‘여전’=대학 자율화 원년을 통해 대학 자율화의 초석이 마련된 것은 사실이지만 대학 현장에서 느끼는 자율화 정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대학 관계자들은 교육부가 교과부로 변경됐다고 해서 ‘관치 행정' 탈피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지금도 교과부에 보고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행정을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자율화 이후) 달라진 것을 못 느끼겠다”며 “자율화를 하려면 과감하게 해 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기에 대학 자율화 진행 과정에서 불거졌던 ‘관치 논란’은 대학 자율화의 오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에는 교과부 한 고위간부가 김영식 전 대교협 사무총장에게 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인 바 있다.

또한 대입업무를 총괄하는 대교협이 업무 이양을 받았을 뿐 행·재정 제재 권한은 여전히 교과부에 있다는 점은 ‘반쪽 짜리 대교협’을 만들고 있다. 현재 대교협이 입시업무와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최대의 법적 제재방안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대학에 대해 3년 이하의 자격 정지를 하고 교과부에 보고하는 것’에 불과하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과거보다 자율화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교과부에서 대학들을 통제 대상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런 의식이 변하지 않는 한 대학 자율화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대학 자율화, 따라서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대학 현장에서 자율화를 실질적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 대학 자율화 원년 초기에 보여 줬던 정부의 강력한 대학 자율화 의지가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8-12-26 오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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