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국가장학재단 구축 ‘빨간불’
한나라당 중점처리법안 85개에서 ‘장학재단법’안 제외
4월 설립 물 건너가…쟁점많은 ‘연구재단법’안은 포함
MB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맞춤형 국가장학제도 구축’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나라당이 지난 28일,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중점처리 법안을 85개로 추리면서 한국장학재단 설립 법안을 제외해 버렸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쟁점이 많은 한국연구재단법안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날 선정한 85개 법안은 ‘위헌 일몰’ 법안 14개, 예산 부수 법안 15개, ‘경제 살리기’ 법안 43개, ‘사회개혁’ 법안 13개 등이다. 교육 관련 법안은 △한국과학기술원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법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법 △한국연구재단법 등 예산 부수 법안으로 분류된 5개 법안과 사회개혁 관련 법안으로 부류된 △초·중등교육법 △학교용지 확보 특례법이 포함됐다.
한국과학기술원법 개정안은 ICU(한국정보통신대)와의 통합, 한국과학영재학교의 KAIST 부설학교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교협법과 전문대교협법 개정안은 이들 협의체에 대입 기본계획 수립과 위반 시 제재 권한을 주는 등의 내용으로 대입 업무를 대학 협의체에 이양하기 위해 필요한 법안이다.
그런데 당초 114개 중점처리 법안에 포함됐던 한국장학재단법이 제외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에 비상이 걸렸다. 교과부 관계자는 29일 “장학재단이 설립된다고 해서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시스템 구축 등에도 시간이 걸린다”며 “법 공포 후 3개월이 지나 시행되기 때문에 연내에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2학기부터 업무를 보는 것이 사실상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학자금 서비스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하는 한국장학재단은 MB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맞춤형 국가장학제도 구축의 핵심이다. 기초생활수급자 무상 장학금을 대폭 확대하는 등 정부가 맞춤형 국가 장학제도 기반 조성을 위한 내년 예산(8456억원)을 올해보다 3783억원 증액한 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국회 파행까지 감수하면서 올해 예산을 통과시켰던 한나라당은 정작 그 안에 포함됐던 학자금 지원 관련 법안 처리에는 제동을 건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한국연구재단법안만 통과될 경우 학술진흥재단과 과학재단에서 맡고 있는 장학금·학자금 업무 주체가 공중에 떠 버리는 일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한국연구재단법과 한국장학재단법은 둘 다 학술진흥재단과 과학재단의 해체·통합을 전제로 하고 있어 ‘샴 쌍둥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법과 한국장학재단법은 한국학술진흥재단과 과학재단 등을 통합해 학술·연구지원 기능은 ‘한국연구재단’을, 장학금 및 학자금 업무는 ‘한국장학재단’을 설립해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관련되는 법·기관이 많은 4대 보험 징수통합법과 장학재단 관련 법 등은 직권상정을 하다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뺐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설명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두 법안은 지난 11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까지 됐다. 뿐만 아니라 세부 내용에는 다소 이견이 있어도 큰 틀에서는 여야가 합의 처리에 동의한 상태다. 또 다른 교과부 관계자는 “두 법은 같이 가야 되고 상임위에서도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끝난 법안인데 갑자기 제외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쟁점만 놓고 따진다면 장학재단보다는 연구재단 설립이 이해관계가 훨씬 첨예하다. 인문사회학자들은 법안대로 한국연구재단이 설립될 경우 인문사회분야에 대한 홀대가 예상된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전국 인문대학장들은 최근 국회 교과위를 찾아 재단 명칭과 법안 내용에 ‘학술지원’을 보다 명시적으로 표현할 것 등을 요구했다.
당초 중점처리 법안에 포함됐던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85개 법안에서 제외됐다. 교과위 한나라당 간사인 임해규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전문대 학장에게도 총장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 의원은 교과위 대체토론 당시 “전문대학에서도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일반 학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등의 현실을 반영해 원안대로 통과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이 전날 발표한 중점 처리 법안 85개는 다음과 같다.
위헌 일몰 및 관련 법안(14개)
△공직선거법 △주민투표법 △국민투표법 △공직자윤리법 △지방교부세법 △대부업의등록및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법 △의료법 △언론중재및피해구제등에관한법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 △방송법 △지상파텔레비전방송의디지털전환과 디지털방송활성화에 관한특별법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전파법 △저작권법
예산부수 관련 법안(15)
△지방세법 △교육세법 폐지법률안 △농어촌특별세법 폐지법률안 △교통·에너지·환경세법폐지법률안 △주세법 △한국수출입은행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승강기제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한국과학기술원법 △문화산업진흥기본법 △산업안전보건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법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법 △한국연구재단법
경제살리기 관련법안(43)
△채권의공정한추심에 관한법 △한미 FTA비준동의안 △국가재정법 △외국환거래법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독점규제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한국산업은행법 △한국정책금융공사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법 △예금자보호법 △주식회사의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중소기업은행법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법 △신용보증기금법 △기술신용보증기금법 △여신전문금융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 △한국토지주택공사법 △토지임대부 분양 주택공급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 △공공토지의 비축에 관한 법률안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토지이용규제기본법 △측량 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 △자동차관리법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건축법 △산업기술혁신 촉진법 △에너지 기본법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법 △한국환경공단법 △수도법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법 △국민연금과 직역연금간의 연계에 관한 법률 △식품위생법 △혈액관리법(대안) △도시및 주거환경정비법 △개발제한구역의 지정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법 △제주도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사회개혁 관련 법안(13)
△통신비밀보호법 △집회및 시위에 관한 법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북한인권법 △교원의 노동조합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 △초중등교육법 △학교용지 확보등에 관한 특례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국가정보원법 △국가대테러활동에 관한법 △불법집단행위에 관한 집단소송법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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