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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송 칼럼] 교육강국실천연합 공동대표, 인덕대학 건설환경설계과 교수
[시론] 전문대학 '수업연한'도 자율화를
윤여송 본지 논설위원·인덕대학 교수·교육과학강국실천연합 공동대표
우리 사회에서 ‘총장’이라는 호칭은 대단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교수사회를 대표하는 최고 지성인으로의 대우뿐만 아니라, 교육자의 신분에서 갑자기 하루아침에 장관·국무총리, 심지어는 대통령 후보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로 변신할 수 있는 ‘잠재적 권력’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기에 종합대학의 장에게 주었던 총장이라는 명칭을 언제부터인가는 사이버대·산업대·교육대를 포함한 모든 4년제 대학의 장들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예외로 전문대학과 기술대학의 장은 변함없이 ‘학장’이라는 명칭을 쓰도록 법으로 명시, 그동안 알게 모르게 많은 불이익을 받아야만 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고등교육기관 장의 명칭은 구분 없이 하나다. 일본의 경우는 ‘학장’, 중국은 ‘교장’, 영미권은 모두 ‘프레지던트(President)’다. 고등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의 장은 권한이나 업무에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문대학과 기술대학의 장은 학장으로만 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 그러므로 학교의 종류 구분 없이 학교의 장으로 총장 또는 학장을 둘 수 있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

더군다나 전문대학에서 전공심화과정으로 일반 4년제 대학과 동등한 학사학위를 받는 학생들의 졸업장에 대해서도 기관장의 명칭으로 인한 차별은 없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지난주 국회에서 전문대학과 기술대학의 장도 총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법안이 통과돼 이르면 오는 2월 졸업식부터 ‘학장’이 아닌 ‘총장’ 명의로 된 졸업장을 수여할 수 있게 됐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 법안의 통과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혹자는 명칭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되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이를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 이번 법 개정은 그동안 겪어 왔던 전문대학·기술대학 장의 활동 제약과 불이익을 해소하고, 교직원과 학생들의 사기진작은 물론 전문대학과 기술대학 위상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총장 명칭 변경과 함께 ‘전문대학’이라고 못 박은 학교 명칭에도 자율권을 줘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모든 교육기관에는 ‘교’자가 붙지만 유일하게 전문대학만은 ‘교’를 붙이지 못하고 있다.

이것도 ‘총장’ 명칭과 마찬가지로 과거 단과대학과 종합대학의 구분에서 온 것으로, 아직까지 전문대학에만 적용되고 있다. 일부 교육행정 관계자는 ‘교’를 붙일 경우 일반인들이 전문대학과 일반대학과의 구분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굳이 이름에서 구분을 지어 애써 표시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까. 오히려 무의미하게 대학명칭에서 차별하는 것보다 교육프로그램을 좀 더 철저히 차별화해 대학 간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더욱 교육적이지 않을까. 따라서 전문대학의 교명도 기관장 호칭과 함께 시행령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

전문대학은 일반대학의 교육과정을 축소한 초급대학이 아니라 동등한 위상을 갖되, 교육 목적이 구분된 직업 및 평생학습 중심교육으로 특화된 고등교육기관이다. 따라서 현 정부의 공약사항인 ‘취업 100% 대학 프로젝트’와 ‘2080 평생학습 플랜’을 앞장서서 실천하며 직업교육을 수출하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대학 스스로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하지만, 이번처럼 국가의 적극적인 제도개선과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급변하는 지식기반사회에서의 직업교육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문대학 수업연한의 자율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전문대학에서의 수업연한 규제는 교명·학장 명칭과 함께 1970년대 산업화 초기 개발도상 단계에 있었을 때의 구시대 학제다.

이미 선진 여러 국가에서는 고등단계의 직업교육에서 수업연한의 장벽을 없애고 우수한 직업인을 배출하고 있다. 이를 잘 파악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특성화 전문대학에 대한 수업연한 규제 완화’를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약속한 바 있다. 이번의 법안 개정처럼 우리나라 직업교육의 선진화를 위해 이 약속도 조속히 실행되길 바란다.
윤여송 칼럼 | 입력 : 09-01-19 오전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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