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에 석사 차석졸업 구자억씨
한성대 디지털중소기업대학원서 석사학위
"의욕은 젊은이들에게 안 져…강단에도 서고파"
"나이먹고 파워포인트로 발표하려니까 얼마나 어렵던지…허허허."
고령에도 불구하고 한성디지털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해 화제를 모았던 '늦깎이' 대학원생 구자억(71)씨가 이번에는 석사과정을 차석으로 졸업해 또 한번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27일 한성대 디지털중소기업대학원에 따르면 구씨는 석사과정 평점평균 4.5 만점에 4.47점을 받아 2월 학위수여식에서 차석으로 졸업할 예정이다.
젊은 시절 생계를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공무원이 된 그는 지방의회 의원 등을 거친 뒤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일본계 무역회사인 ㈜랜드마크를 경영하고 있다.
그는 2003년 인터넷 수강이 가능한 한성디지털대학에 입학해 2007년 수석으로 졸업한 뒤 한성대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구씨가 칠순 가까운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은 젊은 시절의 다짐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정신 차릴 새 없이 일하면서도 나중에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마음을 접은 적이 없어. 항상 주먹을 불끈 쥐었지."
구씨는 "자식뻘 되는 학생들과 학교생활을 하려니 어려운 점도 없지 않았다"며 "MT(수련모임)에 가서도 어떻게 어울릴지 계속 눈치만 봤다"고 웃음을 지었다.
구씨가 가장 애를 먹은 것은 바로 발표와 보고서.
그는 "나이가 많다 보니 컴퓨터 작업이 조금만 들어가도 시간이 무척 걸렸지만 늦은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으로 덤비다 보니 서서히 극복이 됐다. 이렇게 컴퓨터를 잘 다루는 노인은 또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구씨는 "노인들도 의욕적으로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면서 "고령화 사회에 대한 걱정들이 많은데, 다른 노인들도 젊은이들 못지않은 창의력을 발휘해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졸업 이후 계획에 대해 구씨는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고 노인요양복지 시설을 세우고 싶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보고도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씨는 인터뷰 말미에 석사과정을 함께 거친 동료들과 자신을 가르쳐 준 교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잠시 소풍을 왔다 돌아가는 게 우리 인생이지 않나요. 늘그막에 여러분과 함께 공부하며 기(氣)를 듬뿍 받아 감사합니다."
연합뉴스 | 입력 : 09-01-27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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