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추진 4개大 임시이사 파견될 듯
고영주 변호사 위촉으로 사분위 내 ‘보수’에 힘 실려
4개大는 “우려”, 구재단측은 “보수인사 위촉은 당연”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주경복 건국대 교수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위원직에서 해촉된 뒤, ‘공안 검사’ 출신의 고영주 변호사(법무법인 KCL 대표변호사)가 위촉되면서 법인 정상화를 추진 중인 4개 대학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교육과학기술부와 대학가 등에 따르면, ‘주경복 위원 해촉, 고영주 위원 위촉’으로 사분위 내 보수·진보 구도가 바뀌면서, 임시이사가 재파견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3)·국회의장(3)·대법원장(5)의 추천을 받아 총 11명으로 구성된 사분위는 보수성향 6명, 진보 성향 5명으로 구성돼 갈등을 빚었으나, 고 변호사가 새 구성원이 되면서 보수 쪽으로 기울게 됐다.
한 교육계 인사는 “뉴라이트 성향의 교육시민단체에서 고 변호사를 사분위원으로 적극 추천해 청와대에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대학가에선 “고 변호사가 청와대의 의중을 사분위 내에서 실현하려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정황은 조선대·세종대·상지대·광운대의 정상화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간 교과부와 사분위 내 보수성향의 위원들이 주장하던 ‘임시이사 재파견론’이 실현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 변호사가 사분위원으로 위촉된 뒤 가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권 때 구성된 사분위는 사학 재단의 부패를 핑계 삼아 좌파 세력들이 학교를 장악하도록 도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 사분위 관계자는 “정치적 색깔이 강한 인사가 사분위에 들어와 (사분위를) 이념적 대결의 장으로 몰고 가는 게 아니냐”라며 “주 위원을 해촉한 것이나 고 변호사를 위촉한 것은 사분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그간 사분위의 정상화 심의를 지연시켜 온 구재단측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학교법인 대양학원 최승구 전 사무총장은 “국민이 우파 정권을 선택했다면 거기에 맞는 모든 정책을 집행할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라며 “보수성향 인사가 사분위원으로 위촉된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전 사무총장은 사분위 내 보수(7명)와 진보(4명)의 구도가 바뀌었음에도, 현 사분위 틀 내에서의 정상화는 여전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종전이사(구재단) 추천인사들로 이사진을 구성하는 정상화가 아니면 임시이사를 다시 파견해야 한다”는 얘기다.
교과부도 한시적이지만 임시이사를 다시 파견해야 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사 부존재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한시적인 임시이사 재파견이 필요하다”며 “정상화 논의는 임시이사 체제 하에서 계속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4개 대학에서도 ‘주경복 위원 해촉-고영주 변호사 위촉’을 임시이사 재파견 수순으로 여기고 있다. 임시이사 파견학교 공동대책위 박정원 위원장(상지대 교수)은 “임시이사 체제로 간다면 대학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라도 6개월, 1년의 한시적 임기를 가진 임시이사 보다는 3년 이상의 임기가 보장된 임시이사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임시이사 재파견이 결국 사학을 구재단에게 돌려주려는 수순이라고 전망했다. “임시이사가 다시 파견돼 소위 ‘좌파’들이 운영해 왔던 대학의 문제점을 찾아낸 뒤 다시 원래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교과부에 정상화방안을 제출했던 4개 대학들은 이러한 흐름을 ‘과거로의 회귀’로 보고 있다. 정해만 조선대 정상화대책위원장은 “20년간 임시이사체제로 있던 조선대는 기대를 갖고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느라 인력과 시간을 쏟아 부었는데 다시 임시이사가 파견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구재단이 복귀한다면 대학을 과거로 돌려놓는 것으로 사학들은 다시 분규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부터 교수협의회가 농성에 들어간 세종대 관계자는 “임시이사가 다시 파견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농성을 시작했다”며 “그간 사분위의 논의를 지켜보자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위기감을 갖고 정상화 촉구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