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이공계 국가장학금 ‘된서리’
과학재단 “교내 4년전액 장학생은 지원불가” 방침
장학금 수혜폭 넓히고 지급률 올리려던 대학 ‘울상’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4년 전액 장학금을 신설한 대학들이 이공계 국가장학금을 지원받지 못하게 되자 울상을 짓고 있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한국과학재단이 대학으로부터 전액 장학금을 받는 학생에게는 등록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해 고려대·연세대·한양대·성균관대 등이 된서리를 맞게 됐다.
이전까진 교내장학금을 포기하면 이공계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를 다른 학생들에게 돌리면 장학금 수혜폭과 지급률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과학재단의 이번 조치로 이 길이 막힌 것이다.
고려대는 지난해 12월 정시모집광고에서 공과대학·이과대학·생명과학대학 등의 정시 우선선발자에게 4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도 공과대학·생활과학대학의 우수 신입생을 대상으로 4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들 대학의 정시 모집 광고가 나간 뒤 한국과학재단은 올해부터 전액 장학생에게는 등록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발표된 ‘2009년도 이공계국가장학생사업 시행계획’에 따르면, 4년 전액 장학생이나 전액 학비감면 수혜자는 이공계 국가장학생 신청은 가능하나 선발 시 등록금은 지원항목에서 제외된다.
대학들은 무척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이전에는 교내 장학생으로 선발돼도, 이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이공계 국가장학금을 지원 받을 수 있었는데 (과학재단이) 사전예고도 없이 갑자기 제도를 바꿔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고려대는 교내 4년 전액 장학금을 계속 지원받기 위해서는 3.75점(4.5점 만점)이상의 학점을 유지해야 한다. 이공계 국가장학금의 ‘계속지원기준’은 이 보다 낮은 평점 3.5점 이상이다. 연세대의 ‘연세독수리장학금’도 ‘계속지원기준’이 이공계 국가장학금보다 높다. 연세대 관계자는 “우수한 학생들이 오히려 더 어려운 수혜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우수 신입생들에게 4년 전액장학금인 삼성·퇴계·율곡 장학금 등을 지급하는 성균관대도 갑작스런 제도 변화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대학마다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장학금을 확충한 것인데 이런 노력이 허사가 됐다”고 밝혔다. 우수신입생을 유치하면서 장학금지급률도 올리려 했던 계획이 무산됐다는 불만이다. ‘한양예비교수 인재장학금’을 신설한 한양대도 갑자기 바뀐 시행계획을 재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과학재단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원근 장학사업팀장은 “자체 재원을 확보한 대학들이 우수신입생을 유치하겠다고 만든 장학제도는 학생들에게 약속한 대로 학교에서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게 맞다”며 “이 부분은 대학에 맡기고, 국가는 신입생 땐 이공계장학생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재학 중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학생들에게 추가 지원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공계장학금의 계속지원요건이 낮아 공부 잘하는 학생이 손해본다는 지적에 대해선 “특정 대학만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금이 아니기 때문에 다 맞출 수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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