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원장 외부영입 ‘기대반 우려반’
“풍부한 실무경험, 실무 법조인 양성에 도움”
“대학사정 몰라 구성원과 갈등 야기” 우려도
오는 3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개원을 앞두고 각 대학별로 로스쿨 원장 선임절차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외부인사를 원장으로 영입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인하대는 지난해 11월 권성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로스쿨 원장으로 영입했다. 성균관대는 지난 9일 로스쿨 원장에 손기식 전 사법연수원장을 임명했고, 충남대도 서영제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원장으로 내정한 상태다. 아직 로스쿨 원장을 선임하지 않은 대학들도 외부인사 영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최근 로스쿨 원장에 외부인사 영입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역할과 영입효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 로스쿨 초기 정착에 도움, 학교 이미지 제고도 = 외부인사를 원장으로 영입한 대학들은 출범 초기 로스쿨이 제자리를 잡는데 이들의 풍부한 실무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로스쿨을 처음 도입하면서 교육시스템이나 교육방향을 어떻게 잡아갈 것이냐에 대해 외부인사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법조 실무가를 양성한다는 측면에선 사법연수원이 대학보다 더 전문성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외부 원장을 영입한 대학의 교수들은 대체로 “실무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 취지상 실무경험이 많은 인사가 원장으로 오는 건 바람직하다”는 반응이다. 또 법조계에서 상당한 위치까지 올라선 이들의 명성과 인맥이 학교발전과 이미지 제고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지방의 한 로스쿨 교수는 “명망있는 인사가 원장으로 오게 되면 학교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일조할 수 있다”며 “졸업후 학생들 취업, 기금조성과 같은 대외협력 부분에서 큰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로스쿨 교수는 “저명 인사들의 특강이 많아지는 등 벌써부터 외부인사를 영입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교수는 “본부에서 어렵게 원장을 모셔왔으니 로스쿨에 대한 학교차원의 지원도 늘지 않겠느냐”며 기대를 보였다.
□ 구성원들과 갈등ㆍ조직 불균형 우려 = 그러나 외부인사 영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대학행정을 모르는 사람이 원장으로 오게 되면 구성원들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의 수직적 조직문화와 교수사회의 수평적 문화가 충돌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외부인사가 원장으로 온 한 로스쿨 교수는 “원장님이 교수들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 노력하시지만 교수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혀, 이런 우려가 기우만은 아님을 시사했다. 이 교수는 “아직 개원 전이라 원장과 일선 교수들간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사립대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원장으로 영입하려다 로스쿨 교수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대학 A교수는 “교수들의 자존심과 사기 문제”라며 “학교 내에도 원장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교수들이 얼마든지 있다”고 강변했다.
조직체계상의 불균형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모 대학 로스쿨 원장은 “로스쿨 원장은 단과대 학장급인데 총장보다 더 거물급 인사가 원장으로 올 경우 조직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부인사를 영입하면서 대외활동에 기대를 거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 지방의 한 로스쿨 교수는 “학교의 이미지와 학생들의 취업률 등을 높이는 것은 교육의 내실화를 통해 달성해야 한다”며 “어떤 특정한 사람의 명성에 기대 학교발전을 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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