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환 칼럼
[시론]역주행하는 MB정부 경제정책
장상환 본지 논설위원·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위기로 확대됐다. 국제통화기금조차 주요 선진국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한국도 -4% 성장으로 경제가 축소될 것이라고 한다. 수출입의존도가 90% 이상으로 높은 한국으로서는 세계 경제위기에 따른 30% 이상의 수출 감소가 치명적이다. 중국 경제도 미국 경제에 동조화되어 있어 중국으로의 수출도 대폭 감소했다.
경제가 위기국면에 들어섰고, 미국 오바마 정부도 부자 증세, 소득 재분배 강화, 금융감독 강화, 부실은행 국유화 등으로 부시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사민주의적인 방향으로 전환했다. 이에 반해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신자유주의적 방향을 고수해 경제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으므로 ‘역주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재정정책에서는 경제위기로 실업자 구제와 공적자금 투입 등 재정지출 소요가 늘어날 것이 뻔한 데도 종부세 무력화, 법인세율·소득세율의 인하 등 감세법안을 강행 통과시켰다. 그러나 법인세율 인하는 이미 600여 개 대기업에 쌓인 35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이익잉여금에다 몇 조원을 보태는 것에 그쳐 투자촉진 효과가 없다.
종부세와 소득세 인하도 이미 충분한 소비를 하고 있는 상위 고소득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가 소비진작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재정지출 면에서 4대강 살리기 등 건설투자 확대정책은 경제위기에 대비한 고용창출 효과가 적으면서 과잉 건설을 초래하고 환경만 파괴하는 오류를 반복한 것이다.
금융정책에서는 금산분리 등 금융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금융위원회도 금융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산업 발전을 추구하는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을 하나의 조직 속에 묶는 잘못된 방향이다. 파생금융상품의 남발을 허용한 금융규제 완화야말로 미국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범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던가. 또한 집권 초기에 강만수 장관은 수출증대를 위한 원·달러 환율 인상정책을 강행해 물가인상을 부추겼다.
부동산 분야에서 이명박 정부는 갈수록 재개발 등 도시 내부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투기적 수요 억제장치를 해제하는, 부동산규제 완화를 통한 경기활성화 정책으로 나아갔다. 외환위기 당시에 김대중 정부가 투기적 수요 조장을 통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을 추구한 결과 2001년 이후 부동산 투기바람을 불러일으킨 쓰라린 경험을 반복하려 하는 것이다.
노동 분야에서는 공공분야와 대기업의 상위 노동자와 신입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해 저임금의 비정규직 일자리를 만드는 노동자들만의 고통분담 정책을 강행했다. 그야말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경기순환과 공황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1929년 대공황과 같이 침체가 깊어지고 장기화되는 것은 독점자본의 지배, 금융자본의 투기적 행태, 노동자 보호 약화와 소득분배 불평등의 심화 등 자본주의적 모순 심화 때문이다.
노동력·화폐·토지 등 시장에서 재생산될 수 없는 특수한 성질을 가진 상품을 ‘노동시장 유연화’, ‘금융규제 완화’, ‘부동산 담보대출 확대’ 등으로 온전히 시장에 내맡겼기 때문에 더 이상 정상적인 재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공황을 극복하려면 금융지원을 증대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해 대량 실업사태를 막아야 하며,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 그리고 공황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독점자본에 대한 규제, 금융규제, 소득 재분배 등을 강화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시장만능적인 ‘역주행’의 경제정책을 복지국가적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감세정책을 철회하고 부자들에 대한 증세를 통해 약자 보호와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 사회적 일자리를 확충해 고용 증대와 사회보장 확충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그리고 금산분리 시도를 중단하는 등 금융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장상환 칼럼 | 입력 : 09-02-27 오후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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