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개별 입법을 통해 법인화를 추진한다. 주종남 서울대 기획실장은 3일 "대학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정부의)국립대 법인화에는 반대한다"면서 "서울대에 적합한 대학법인의 설립 운영이 가능하도록 개별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 실장은 이날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주최한 '서울대학교 법인화의 대응과제' 주제의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와 서울대가 논의 중인 법인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대는 총장의 이사장 겸임 여부와 이사진 구성 방법, 이사의 임명권한, 총장 선출방법, 평의원회 존속 여부, 병원 등 기타 법인과의 관계 등을 놓고 서울대 법인화 논의를 진행해 왔다.

주 실장은 특히 "서울대 법인 설립시 정부의 기금 출연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정부의 매년 출연금은 최소한 정부 예산 증가율 이상으로 증액 보장하고 장기적으로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인화 이전부터 서울대가 관리하던 국유재산은 법인 전환 시 대학에 무상 양여하고, 법인화 이후 소유재산을 교육연구 목적이나 고수익성 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대학에 재량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인화 이후 총장의 이사장 겸임 여부는 "효율적인 학교운영이냐, 외부사회와의 연계 강화냐를 놓고 논의 중"이라며, '법인화 초기 단계 겸직하다가 정상 궤도에 오르는 단계에서 분리하는 안'을 제시했다.

법인 형태와 이사회 구성방식은 과반수를 내부 인사로 구성하는 '특수법인'안과 대다수를 외부 인사로 구성하는 '공법상의 재단' 형태를, 총장 선출 방식은 초기 현재 방식에서 점차 간선제 전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기초학문 지원과 관련해서는 '마땅히 연구 전승되어야 하되 대학이 아니면 연구 전승이 어려운 분야'를 '보호학문'으로 하고 재정의 일정비율을 투입하거나 정관에 의무 육성 규정을 두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교직원의 신분과 관련해서는 일본 사례를 들어 "법인 자체직원으로서 비공무원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기존 교직원의 고용 승계와 공무원연금법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법인화 이후 등록금에 대해서는 "동경대의 경우 2004년 법인화 당시 수업료가 52만5800엔이었는데 2008년 53만5800엔에 머물고 있다"면서 "등록금이 대폭 인상된 사례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