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로스쿨 남녀 차별인가
지원자격 ‘여성’으로 한정 … ‘남성들 법조계 진출 제한’
헌법 교수들 “여성 로스쿨 필요” vs “역차별 문제 있다”
이화여대 로스쿨이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으로 한정된 입학전형 지원자격 때문이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로스쿨 인가 당시에도 있었지만, 최근 헌법재판소가 로스쿨 총정원제한을 합헌으로 결정하고 로스쿨 졸업자들에게만 변호사시험 응시기회를 주는 ‘응시자격 제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시 한번 조명을 받고 있다.
이화여대는 여대로선 유일하게 로스쿨 인가를 받았다. 25개 로스쿨 중 15곳이 정원 80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 로스쿨인 점을 고려하면 이화여대 로스쿨 정원 100명은 적지 않은 숫자다. 이 때문에 일부 로스쿨 준비생들은 “이화여대가 여성들만 뽑으면 그만큼 남성들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통로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남성들의 실질적인 로스쿨 총정원은 2000명이 아니라 1900명으로 줄어든다는 논리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헌법 교수들 간에도 견해가 갈라지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이화여대 로스쿨 입학생들은 다른 로스쿨에도 합격할 수 있는 학생들”이라며 “이화여대가 여성들만 뽑는다고 실질적으로 남성들이 크게 불리해졌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음선필 홍익대 교수는 “이건 법리적 문제일 뿐 아니라 평등이 제도화되는 과정에서의 문제”라며 “현재 우리 상황에서 여학생만 뽑는 것 자체로 ‘평등’의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이화여대의 김문현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아직까지는 여성 법조인 비율이 17% 정도로 소수에 불과하고, 올해 전체 로스쿨 입학생 중 여성비율은 40%를 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여성 로스쿨이 위헌이라고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법조사회에서 남성이 주류가 되다 보니 여성의 시각에서 법문제를 바라보는 학교도 있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현재로선 ‘적극적 평등실현조치’로 잠정적 수용이 가능하다”면서도 “다른 로스쿨에 남녀비율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100명을 여성으로만 뽑는 건 역차별의 문제가 있으므로, 향후 남녀공학으로 가야 위헌 문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방 서강대 교수도 “전문대학원은 일반 대학이 아닌 직업학교”라며 “전문대학원에서 여대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그러나 “이건 개별 로스쿨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로스쿨제도를 도입해서 생긴 일”이라며 로스쿨 졸속 도입을 비판했다.
실제로 법학교육위원회의 로스쿨 인가 심사 과정에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별다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법학교육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인사는 “이 문제에 대해 이의제기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논의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로스쿨 설치인가 권한을 갖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는 여성 로스쿨에 대해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화여대 로스쿨이 여학생만 뽑는 건 설치인가 신청서에도 명시된 내용이고 이미 법학교육위원회의 심사도 거쳤다”며 “인가 전부터 원래 여학생만 뽑는 학교였으니 문제될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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