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 대학의 해외 캠퍼스 설립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최근 미국 조지메이슨대가 준비부족·자금난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캠퍼스(이하 아랍캠퍼스)를 폐교키로 결정, 섣부른 해외 분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외 캠퍼스를 개교했을 경우 교류 확대·우수인재 유치는 물론, 재정 확충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대학 브랜드에만 의지해 설립한 해외 캠퍼스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조지메이슨대는 오는 5월 개교 4년 만에 아랍캠퍼스를 폐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교 설립에 관한 준비 부족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한 자금난 △우수인재 유치의 어려움 등이 폐교 이유다.
피터스턴 조지메이슨대 교무처장은 “경제 한파의 영향으로 아랍캠퍼스 자금 운영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이에 더해 본교 수준의 우수학생을 유치하는 것도 아랍캠퍼스에서는 개교 당시부터 불가능했다”며 “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조지메이슨대가 철저한 준비 없이 아랍캠퍼스를 설립했다는 점”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조지메이슨대는 아랍캠퍼스에 대한 지역 인가가 떨어지기도 전에 개교를 감행했다. 또 아랍캠퍼스에 본교 교수를 단 한 명도 파견하지 않는 등 대학 운영에 있어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왔다. ‘해외 캠퍼스’라는 꿈에만 젖었을 뿐 실질적인 준비·지원은 미비했던 것이다.
현재 세계 대학들의 해외 캠퍼스 유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은 중동. 최근 중동 지역 내 대학 교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오일머니도 풍부해 해외 분교 설립지로 인기가 높다.
영국의 ‘국경 없는 고등교육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말, 세계 대학 해외 캠퍼스의 20%가 아랍에미리트연합(United Arab Emirates, UAE)에, 9%가 카타르(Qatar)에 위치해 있는 등 무려 30%가량이 중동 지역 국가에 밀집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부다비(Abu Dhabi)에는 뉴욕대, 두바이(Dubai)에는 미시간주립대, 카타르에는 코넬·노스웨스턴·조지타운대 등의 해외 캠퍼스가 운영되고 있다. 또 브린마워대학(Bryn Mawr college) 등 다수 대학들이 중동 지역 해외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스코튼 코넬대 총장은 지난해 <뉴욕타임스>를 통해 “해외 캠퍼스 유치가 대학 재정 확충은 물론, 국가·문화 간 갈등 해소에도 큰 도움을 주리라 기대한다”며 “대학 교육은 가장 핵심적인 외교 자산”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 송도지식사업복합단지에서도 이르면 내년 해외 대학 캠퍼스가 개교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뉴욕주립대(State Univ of NY at Stony Brook)·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State Univ of NC) 등이 내년 개교를 목표로 송도캠퍼스 설립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인천대는 지난달 러시아 명문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Saint Petersburg State University)와 송도캠퍼스 공동 설립에 관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송도캠퍼스는 오는 2011년 개교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최금행 송도지식사업복합단지추진단 사무국장은 “해외 캠퍼스 설립을 계획·추진하고 있는 세계 모든 대학이 조지메이슨대 아랍캠퍼스의 사례를 명확히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며 “철저한 계획만이 성공적 해외 분교 유치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 국장은 이어 “국내에 해외 대학 캠퍼스를 유치하는 경우에도 철두철미한 계획과 준비가 필수”라며 “단순한 ‘유치’ 자체가 아닌 유치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