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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제언]경제위기 속 대학 생존전략
민철구(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나라가 온통 혼란에 빠져 있다. 이번에는 11년 전 우리가 겪었던 IMF 경제위기보다 더욱 혹독한 위기인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우리만의 어려움이 아닌 세계 전체의 ‘동반 추락’이 진행되면서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던 주위 국가들 모두가 ‘내 코가 석자’인 때문이다. 기업체·정부·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가 생존을 위해 허둥대면서 한편으로는 이 불황의 터널 길이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리의 대학은 어떨까?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경제위기로부터 자유로운 위치에서 차별화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보다 더욱 어려워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안타깝게도 후자에 가까운 것이 우리 대학의 현실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위기의 후폭풍은 향후 2~3년 후 대학 사회에 가장 크게 불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83% 수준으로 개방대학까지 포함할 경우 90%를 넘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의 대학진학률이 대략 60% 수준임에 비추어 향후 우리의 대학진학률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경제위기가 바로 이 같은 하향 추세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연수입 2000만원 수준인 소득 하위권 가정에서도 자녀가 ‘당연히’ 대학을 진학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같은 세계 최고의 교육열이야말로 우리 대학 사회를 단기간에 번창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막 시작되고 있는 경제한파는 그동안 과열된 교육열의 한계점과 맞부닥치면서 대학의 위기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위기에 따른 가계소득과 지불능력의 급속한 추락으로 자녀의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가정이 속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저출산의 영향으로 대학진학 대상 학령인구가 2012년부터 급속히 감소해 대학정원 대비 80%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도 우리의 대학에게는 설상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는 방법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문제해결의 본질은 ‘대학경쟁력 강화’에 있으며, 이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대학의 연구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연구성과를 확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박사학위를 받은 고급인력의 60% 이상이 대학에 근무하고 있어 주요 선진국에 비해 2배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고급인력이 업무시간의 대부분을 강의에 보내면서 가용시간의 약 30% 정도만을 연구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국가 차원에서 고급인력의 보다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도 대학의 연구기능 확충을 통한 질 높은 연구성과 창출이 시급한 국가과제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말 ‘학연협력 기본계획’을 수립해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 간의 협력을 통한 대학 연구능력 제고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과 출연연구소 양자 간에 단순한 연구협력을 넘어서 연구와 교육을 동시에 추진하는 협력공동체로 발전해 나아가고 있는데,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최근 충남대와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공동으로 설립해 개교한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이 좋은 사례다.

이번 경제위기가 지나면 세상의 기존질서 상당 부분이 뒤바뀔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의 핵심은 ‘지식이 생존의 기반이며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지식기반사회’에 보다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모습이 될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 했던가? 창조적 지식의 생산자인 대학이 이번 기회에 국가 경쟁력의 원천인 지식창출의 보고(寶庫)로서 새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9-03-06 오후 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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