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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채용시장도 얼어붙었다
각국 실업률 최고치 … 미국은 8.1%로 폭등
학·석사도 눈높이 낮춰 가사도우미 등 지원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 불황으로 ‘비인기직’만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세계 각국의 실업률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고학력자들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비인기 직종에까지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냉대받던 직업군에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들의 지원이 몰리는 기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전 세계 실업난 ‘최고조’ = 비인기 직종에 대한 관심이 폭증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 불황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 현재 세계 각국의 실업률이 계속해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실업률이 8.1%까지 폭등, 1983년 이후 26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는 최근 지난 2월 한 달 동안만 총 65만 1000여 명에 달하는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발표했다. 또 65%에 달하는 미국 기업들이 올해 대졸자 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신규 인력 채용을 극도로 억제하고 있는 것은 대학들도 마찬가지. 이에 따라 미국 내 대학들의 올해 교수 신규 채용이 대폭 줄었다.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달 현재, 미국 전체 대학 수학과 교수 신규 채용률은 전년 대비 약 25%가량 떨어졌다. 또 교수 채용이 15% 감소한 역사학과를 비롯, 대다수 인문학 분야 학과들이 신규 교수 선임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캐서린 스팀슨 뉴욕대 예술과학대학원장은 “올해 교수 신규 채용 계획이 전혀 없다”며 “대다수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교수 자리를 찾아 떠돌게 될 것으로 전망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영국·호주·중국 등도 사상 초유의 실업난을 겪고 있다. 에 의하면 지난해 10~12월 3개월간 영국의 실업률이 평균 6.3%까지 치솟아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실업수당 신청자도 사상 최대인 123만명에 달했다.

호주 역시 취업난 악화가 지속, 내년에는 약 30만명의 신규 실업자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최근 “내년 중 10만명이 직장에서 해고되고, 이에 더해 신규 구직자 중 20만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기업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대졸자 중 12%가 취업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화통신>은 최근 “지난해 대졸자 중 약 150만명이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며 “올해 대학 졸업자도 610만명에 달해 취업난이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비인기직이라도 괜찮다” … 중국엔 ‘석사’ 가사도우미도 = 실업 사태가 계속해서 최악으로 치닫자 현재 대다수 고학력자들이 ‘비인기 직종’에까지 눈길을 돌리고 있다.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최근 실시된 비영리단체들의 ‘파견 교사 모집’에 대학 졸업(예정)자 3만 5000여 명이 몰려 지원율이 지난해보다 무려 42%가량 증가했다. 놀라운 것은 지원자 중 약 17%가 아이비리그 대학 및 스탠퍼드대·UC버클리대 등 최상위권 대학 출신자라는 점. 일자리 부족으로 상위권 대학 출신자들이 그동안 지원하지 않았던 파견 교사직에까지 대거 지원한 것이다.

비영리단체 파견 교사는 미국에서 가장 성적이 부진한 학교로 나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담당한다. 연봉이 약 2만 7000달러(한화 약 4000만원)로 상위권 대학 출신자들이 취업하는 대부분의 기업에 비해 적다.

중국에서는 석사학위 취득자들이 가사도우미로 취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광저우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6개월간 광저우시에서만 2000여 명의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들이 가사도우미 알선업체에 지원서를 냈다.

업체측 한 관계자는 “매달 500~600명이 가사도우미에 지원하고 있다”며 “이 중 90%가 대졸 이상 학력자들이다. 석사학위 소지자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만에서는 기피 직종으로 손꼽히던 장례지도사에 대한 고학력자들의 관심이 폭증, 최근 실시된 한 장례회사의 면접시험에서 지원자 중 단 2%만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09-03-16 오전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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