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은 전문 기술인을 양성하는 직업교육기관이다. 전문대학의 교수는 산업현장과 학생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전문대학 교수들이 산업현장에 달려가야 하는 이유다. 시시각각 변하는 산업계의 동향을 읽고, 이에 맞춰 가르치는 내용도 바꿔야 한다. 교원산업체 연수는 이런 목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국고보조비는 5억 1000만원이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득 많지만 대학은 꺼려교원산업체 연수는 지난 1988년 시작해 올해로 11년째 진행되는 사업이다. 지난 10년 동안 모두 115개 대학·1198명의 교수가 6개월 혹은 1년 동안 산업체 연수를 받았다. 전문대학이 지난 2007년 연수를 마친 79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연수가 실무지식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말할 정도로 호응이 높다.
연수비를 주지 않더라도 교원산업체 연수를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67%가 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교수 산업체 자문 및 애로기술 문제해결 지도에 도움이 됐다는 답변이 64.4%, 개발자문 및 기술지원에 대한 만족도도 72.4%나 됐다.
교원산업체 연수의 목적인 교수의 실무경험 습득 및 실무능력 배양에 대해선 89.8%가 만족한다고 밝혔다. 연수가 끝난 이후에는 산업체와의 관계도 밀착돼 졸업생의 취업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 발굴됐다. 이 밖에도 업체 현장실습, 공동 프로젝트 등이 파생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문제들은 남아 있다. 우선 연수기간이 너무 짧다. 전체 연수 중 90%가 6개월짜리다. 단기 연수를 다녀온 교수들은 “뭔가 배울 만하면 연수가 끝나 아쉽다”며 “1년 이상 연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지원이 미흡하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다. 기업이 연수자에게 대체 강사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교수가 빠지는 것을 좋아할 리 없다. 한 대학의 담당자는 “전임교원 한 명이 공석이 되면 학과 전체에 무리가 간다.
특히 입시철·취업 시즌 업무가 몰리는 2학기에는 이런 문제들 때문에 대학이 연수 보내길 꺼린다”고 말했다. 심지어 연수 기간 중 일정기간을 입시 등 학교 관련 업무에 종사토록 하는 대학도 종종 적발되는 실정이다.
“자비로 해라” 인식부족 문제연수비용 지원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국고보조로 연수 중인 교수에게 매달 5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난 2002년 이후 오르지 않았다. 물가인상률을 감안해 지원을 더 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과부와 국회의 인식 부족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전문대학에 대한 지원에 소극적인 교과부도 문제지만, 국회는 지원을 없애고 대학 자비로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문대교협 대외협력부 강성환 주임은 이에 대해 “전문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교수들에게도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인정하고 있지만, 국회나 외부기관에서는 그 타당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수 이후에는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연수를 마친 이후에는 보고서를 정리·작성하고 문서화·출판화해 다른 교수들이 열람토록 해야 한다.
그렇지만 돌아온 교수들은 그동안 밀린 업무를 맡는 경우가 허다하다. 연수를 마친 한 교수는 “연수에서 돌아오니 대학이 일거리를 잔뜩 줬다”라면서 “연수 직후에 보고서를 쓸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동안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에서 주임 교수 한 명이 빠지는 것은 큰 손실이지만, 산업연수 이후 돌아오는 효과는 상당한 파급력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 연수 기업이 대학에 강의 손실을 보상하는 대체강사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행정적 손실 때문에 여전히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교과부나 국회가 연수비를 중단토록 한다면, 산업체 연수제도는 아예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대학 “예산 2배로 늘려야” |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 구분 없이 평가와 인증을 받은 대학에 대해 취업률·학생 수를 기준으로 재정지원을 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집에 기재된 대학지원의 내용이다. 재정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취업률과 학생 수다. 그렇지만 이 기준은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문대학 졸업자 취업률은 85.2%에 달한다. 4년제 대학 취업률은 이보다 20%가 적은 68%였다. 2008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의 학생 수는 194만 3000여 명, 전문대학은 77만 1000여 명이다. 학생 수로만 따질 때 전체 28%가량 되는 셈이다.
올해 잡힌 고등교육 예산 4조 7792억원 중 대학원 등을 제외한 4년제 대학 국고보조 사업 비용은 경상비 포함 모두 1조 7000억원에 달한다. 전문대학은 2700억원 정도다.
이승근 전문대교협 실장은 이를 두고 “취업률은 빼고 학생 수만 놓고 볼 때, 28%를 차지하는 전문대학이 15%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문대학의 예산을 2배 정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방식의 지원이 계속될 경우, 고등교육기관의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우려가 있다.
전문대학의 예산을 급격히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선 대책으로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고용보험기금 환급 등이 제기된다. 특히 고용보험기금 환급 문제는 폴리텍 대학과 비교할 때 또 다른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전문대학은 재직자 교육·훈련, 실업자 교육 등 다양한 직업능력개발 활동을 수행하고 있지만, 학위과정이라 훈련과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김호동 서울예술대학 교수는 “기능인력 양성기관으로서 전문대학과 본질적 차이가 없는 폴리텍 대학은 연간 총 예산의 92.1%를 국고로 지원받는다”면서 “전문대학 산업체 위탁과정 재학생, 전공심화과정 재학생, 기타 산업체 근무 경력자 및 재직자의 경우 일부 또는 전액 부담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