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전만 해도 ‘잘나가던’ 안경사 자격증은 이제 흔한 것이 돼 버렸다. 한국안경사협회에 따르면 자격증을 보유한 안경사는 전국에 2만 8712명이나 되고, 전국 40여 개 전문대학 안경광학과에서는 매년 1000여 명 이상의 안경사가 배출된다.
대형 인터넷쇼핑몰은 안경원을 위협하고 있다. 몸에 착용하는 제품 특성상 그동안은 오프라인이 강세를 보였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공세를 펼치며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현재 경제·생산활동 인구의 75% 이상이 시력교정이 필요한 만큼 안경시장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특성화 학과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의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전문대학 안경광학과는 살아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중 순천청암·동남보건·대구보건대학이 주목받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한편, 새로운 시도들을 꾀한 결과 특성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순천청암대학 안경광학과는 지난 2007년 전문대학 학과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해 교육여건은 물론 교육운영·교육성과를 인정받았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효과적인 제도를 시행한 것이 성공 포인트다. 이 과가 내세우는 것은 ‘졸업 후 즉시 취직’이다.
일반 안경원과 똑같은 실습장소를 마련해 운영하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학생들은 교내에 설치된 점포에서 수업 외 시간에 재학생이나 중고생을 대상으로 별도로 실제 안경원 업무를 맡고 있다.
박성종 교수는 “대학에서 이론만 배우고 현장에 나가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안경원에서 실제와 똑같은 트레이닝을 하면 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은 동영상으로 직접 촬영해 수업 교재로 활용된다. 학생들이 동영상을 직접 보면서 고칠 점을 배운다.
동남보건대학 안경광학과는 ‘안경사 1세대’로 통하는 이들을 배출한 역사 깊은 학과다. 지난해 20주년을 맞았으며, 한 해에 100~140명에 달하는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역사가 깊은 만큼 동문들도 많다.
학과는 이러한 동문들의 네트워크를 조직화하는 데 힘을 기울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졸업 전 학과 차원에서 진행하는 취업박람회는 선후배를 묶어 주는 중요한 끈 역할을 한다.
선후배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고리는 학과에서 운영하는 동아리다. 봉사·스터디·창업 등 6개의 동아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여 곳의 협력업체 산학협력을 통한 취업시스템도 강점이다.
이영일 학과장은 “수도권에 동문들이 많이 분포돼 있다. 네트워크가 워낙 끈끈하기 때문에 선배들이 잘 이끌어 준다. 수요가 항상 모자랄 정도여서 취업이 안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학은 디자인을 특화시켰다. 기존의 안경광학과에서 4년 전 안경디자인과를 하나 더 만들었다. 전국에서 안경디자인학과는 이 대학이 유일하다. 최신식 안경 디자인 전용 프로그램을 배우고, 손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제작한 작품은 전시를 하며 분석한다.
이정영 안경광학과 학과장은 “안경디자인과는 일종의 ‘블루오션’”이라며 “국내 유일한 학과로 취업률이 10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안경광학과와 안경디자인과를 운영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보고 있다. 이 학과장은 “안경에도 패션이 중요한 시대다. 안경광학과도 안경디자인을 배우고 있으며, 졸업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