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화 칼럼
서정화
[서정화 칼럼] 한국고등교육정책학회장,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공교육 ‘교육의 질’부터 높여야
교장, 교사들엔 ‘성과와 보상’ 분명히
이명박 정부는 ‘학교 교육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을 공약으로 내걸고 공교육 살리기를 위해 사교육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지난 6일 서울시내 초·중·고교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공교육의 내용이 사교육에 크게 못 미친다”면서 교사들의 협력을 촉구했다.
학교 교육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OECD의 TIMMS(국제수학·과학 경시대회) 결과 등을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력 수준은 수학·과학·언어 영역에서 세계 최상위를 마크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학교 교육뿐 아니라 사교육이 함께 기여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교육이 더 늘어나면 학생·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계층 간 위화감이 확산돼 사회·국가적인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정부는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길러 낼 수 있도록 대학입시 제도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서남표 KAIST 총장이 무시험으로 면접을 통해 창의적인 학생들을 뽑겠다고 밝혔는가 하면, 홍익대도 미술 실기시험을 폐지하면서 잠재력이 있는 영재들을 2013년부터 뽑겠다고 나선 것이 그 대표적 예다.
학생 경쟁에서 벗어나 이제 학교 간 경쟁을 통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쪽으로 방향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교사들로 하여금 열정을 가지고 혼신의 노력을 쏟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교사들은 수업 부담이 크고 행정적인 잡무가 많다. 게다가 보충수업을 비롯해 자율학습·생활지도 등도 수행해야 하므로 쩔쩔 매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시도할 겨를조차도 없는 실정이다. 교사들이 변화의 ‘추종자’가 아니라 ‘주도자’가 되도록 연구하고 가르치며 전문성 신장에 주력토록 지원해야 한다. 최근 중앙정부나 시·도교육청은 물론이고 지방자체단체에서 다양한 학교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는 노력이 늘어나고 있는 일은 다행스럽다.
둘째, 학생들의 학력을 신장시키고 학교 간 경쟁을 통해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의 교육여건뿐 아니라 학생들의 출발점 행동(entering behavior)을 진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얼마나 성과가 향상되었는가를 평가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또 우수한 학생들의 능력만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뒤처진 학생들의 능력과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셋째, 교사들을 동기화시키고 열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유능한 교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수한 학교장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장자격증 제도 운용과 함께 자격 기준을 설정해 이를 충족하는 교육행정 전문가들을 활용해야 한다. 학교경영의 과정과 결과는 학교장의 리더십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학생 선발에서 특색 있는 학교 프로그램을 반영해야 한다. 학교에서 창의적이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용토록 해 이를 대학선발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입시사정관제도 도입의 성과가 기대되는 바이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가 입시 문제를 다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인식돼선 곤란하다. 객관적이고 엄정한 기준 설정과 투명한 과정을 통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한다는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할 것이다.
공교육을 통해 모든 학생들로 하여금 개성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져 주는 일이야말로 학교 교육의 핵심적 과업이 아닐 수 없다.
서정화 칼럼 | 입력 : 09-03-16 오전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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