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이라면 으레 ‘공인중개사’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자격증만 가지고 부동산업계에 달려들 수는 없는 세상이 됐다. 예전 소규모 복덕방 형태 부동산업종은 세분화·전문화하고 있다. 해마다 배출되는 공인중개사 때문에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인터넷에 부동산 정보가 제공되면서부터는 밑바닥이 흔들리고 있다.
요즘 부동산업은 중개뿐 아니라 건설·금융·투자·경영과 융합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해부터 직업능력개발원은 부동산업을 금융쪽에 편입했다. 부동산은 일종의 ‘재테크’라는 뜻이다.
현재 부동산 관련학과는 4년제 대학이 80여 개, 전문대학이 80여 개, 사이버대에서 10여 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몇몇 전문대학 부동산 관련학과들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부천대학 부동산금융정보학과는 발빠른 변화가 돋보인다. 지난 2006년 학과를 개설할 당시에도 부동산과 정보를 융합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에는 ‘금융’을 포함시켰다.
이동훈 학과장은 “원래 부동산·경영·사무자동화 세 가지를 축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는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에 금융을 포함시켰다”면서 “정보화사회다. 단순히 중개업만 하기보다는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인터넷 사이트 등을 만들어 활동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흐름에 맞춰 필요한 과정들을 흡수하고 응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교수들도 부동산만을 전공한 건 아니다. 이 학과장은 경영공학박사 출신이고, 총 7명 교수 중 5명을 부동산 외에 다른 분야 전공 교수로 구성했다.
혜천대학 주택부동산행정과는 지난 1992년 개설됐다. 전국 전문대학에서 최초로 주택 분야를 특화한 학과이기도 한다. 대부분 아파트가 자체관리를 하지만 주택관리는 대개 업체에 위탁한다.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라 취업도 쉬운 편이다.
신형균 학과장은 “대전 지역 아파트 90% 이상이 업체에 위탁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10년 넘게 기반을 닦아 왔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관리소장, 컨설팅, 분양대행사 등에도 발길이 닿는다. 위험물관리사(방화관리사 등), 주택관리에 필요한 자격증 공부도 함께 시킨다.
신 학과장은 “제한된 분야이다 보니 관련업계에 선배들이 많다. 이들이 후배들을 많이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립대학 지적부동산학과<사진>는 ‘지적’ 분야에서는 강원도의 유일한 학과다. 집이나 땅에 관련된 문서인 지적을 다룬다. 지적을 만들려면 측량을 해야 하고, 측량 후에는 토지 대장 등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관련 분야를 모두 배운다.
주로 시·군청이나 지적관리공사 등 공기업에서 해당 업무를 추진하다 보니 공무원·공기업 취업률이 높다. 이성익 학과장은 “취업의 폭이 좁은 전문직”이라며 “강원도에서는 지적을 다루는 곳이 우리 대학뿐이다.
수요가 한정돼 4년제 대학이나 사립 전문대학에서 뛰어들지 못한다. 한마디로 블루오션인 셈”이라고 말했다. 총 정원은 70명으로, 졸업생의 20%가 공무원으로 취업한다. 전체 취업률은 거의 100%에 달한다.
명지전문대학 부동산경영과는 서울에 위치, 접근성이 용이한 게 강점이다. 커리큘럼은 ‘철학’과 ‘실무’ 두 가지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손진수 학과장은 “부동산 업종은 경기를 타는 것 외에 점점 다양해지는 게 특징”이라며 “부동산 관리·감정평가·개발·투자·금융 등을 골고루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관련학과가 많이 생기면서 경쟁 상대가 늘었지만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바로 부동산”이라면서 “경기 흐름에 개의치 않고 경쟁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