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약대 수업연한이 6년으로 연장됐다. 약대가 설치된 대학들은 올해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았다. 약대가 ‘2+4’ 체제로 바뀜에 따라 약대가 아닌 다른 학부(학과)에 입학한 학생도 대학 2년 과정을 이수하면 입문자격시험을 통해 약대에 진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약대 입시는 2011학년도부터 시작되지만, 벌써부터 이를 위한 특정 학부(학과)를 만드는 발빠른 대학도 있다. 본지는 덕성여대와의 공동기획으로 달라진 약대 입시와 교육체제 개편, 그에 따른 대학들의 움직임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상- 달라진 약대 입시 발빠른 행보
하- ‘약대 6년제’ 전공교육 강화

올해부터 약대 수업연한이 6년으로 연장되면서, 약대가 설치된 전국의 20개 대학은 약대 신입생을 뽑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발생한 잉여 모집정원을 활용해 약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학과(전공)를 신설한 대학들이 있다.
기존에도 인하대와 경희대가 각각 기초의과학부·동서의과학부를 신설·운영하고 있지만, 약대 진학보다는 의치학전문대학원이나 한의학전문대학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 면에서 최근 덕성여대와 삼육대, 대구가톨릭대 등이 약대 진학에 비중을 둔 학과(학부)를 신설해 주목을 끌고 있다. 덕성여대는 2009학년도 정시모집에서 ‘프리팜메드(Pre-Pharm·Med)’전공을 신설했다. 약학대, 의치학전문대학원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모집대상이지만, 초점은 약대 진학에 맞춰져 있다. 덕성여대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약대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용수 입학홍보처장(약대 교수)은 “덕성여대가 전통적으로 약대 경쟁력이 높다는 점을 반영해 신설한 학과”라며 “약학대학 학제 개편에 따라 우수한 학생을 미리 선발해 교육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프리팜메드 전공 신입생 40명을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실시한 결과 5%(2명)를 제외하고는 모두 약대 진학을 희망했다. 덕성여대는 약대 진학에 유리한 교육과정을 통해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우선 진학·진로 상담을 해 주는 전담교수가 배치된다. 5명의 지도교수들이 각각 8명의 학생을 나눠 맡는다. 약학대학 입문자격시험(PEET)에서부터 각 대학이 요구하는 선수과목 이수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지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용수 처장은 “40명의 학생 모두가 원하는 약대에 진학토록 돕는 게 목표”라며 “지도교수들은 한 달에 2번 이상 이들을 면담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에겐 전용 자습실과 영어교육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삼육대와 대구가톨릭대도 약대, 의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둔 학과(학부)를 신설했다. 기존 약대 간판으론 신입생을 선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모집단위를 신설한 것이다.
삼육대는 모집인원 30명의 기초의학과학과를 신설했다. 약학대, 의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둔 학과다. 삼육대도 올해 들어온 신입생을 대상으로 진로를 조사한 결과 약대 진학이 60%, 의치학전문대학원 진학 30% 정도였다. 10%는 아직 진로를 선택하지 못하거나 약대와 의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동시에 도전하려는 학생들이다.
기초의학과학과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PEET와 의·치학교육 입문시험(MEET·DEET) 대비 과목을 수강하며 진학을 준비하게 된다. 수능 2개 영역 1등급 이상 학생에겐 4년 전액장학금을, 1.5등급 이상일 땐 반액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강진양 교무처장은 “기초의학과학과는 우수학생을 선발해 약대나 의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돕기 위한 것”이라며 “PEET·MEET 시험 대비를 위해 외부에서 전문 강사를 초빙, 강의를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대가 약학대, 의치학전문대학원을 염두에 두고 만든 학부는 기초의과학부다. 기초약학전공(12명)은 약대, 기초의치과학전공(20명)은 치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한다. 대구가톨릭대도 교과과정에 언어추론·생물추론 등 PEET·MEET 시험을 대비할 수 있는 과목을 포함시켰다. 공인영어성적을 높이기 위해 기초의과학부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영어강좌도 운영된다. 성한기 입학처장은 “의치학전문대학원이나 약학대 진학을 위해 따로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대학교육 안에서 PEET·MEET 시험 대비와 영어공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학점·영어·PEET 신입생 때부터 준비해야
대학마다 요구하는 예비지식 달라 선수과목 차이 
약사가 되는 길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원하는 대학 약학대를 진학해 약사국가시험에 합격하면 됐지만, 올해부터는 약대가 아닌 다른 학부(학과)에서 2년을 마친 학생에게도 약사가 되는 길이 열린다. ‘일반학부 2년’ +‘약학전공 4년’의 6년제로 전환된 것이다. 앞으로 약사가 되려는 학생은 학부 2년의 기초과정을 마친 뒤 약대에 입학해 4년간의 전공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다만 약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약학대학 입문자격시험(PEET)을 치르고, 각 대학이 요구하는 선수과목을 챙겨야 한다.
아직 전형요소별 반영비율까지 확정·공개한 대학은 많지 않다. 다만 공통적으로 전적 대학성적과 PEET, 공인영어시험을 반영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소 학점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PEET도 대비해야 하고, 틈틈이 공인영어시험 성적도 신경 써야 한다. 아울러 각 대학이 요구하는 선수과목도 챙겨야 한다.
선수과목은 대학마다 요구하는 기준이 다르다. 서울대는 수학 1개 과목 3학점만을 요구하고 있어 비교적 부담이 적다. 반면 영남대는 5개 과목 24학점으로 가장 많은 선수과목을 요구하고 있다. 이어 강원대가 5개 과목 17학점, 대구가톨릭대 4개 과목 16학점, 경희대 4개 과목 12학점, 덕성여대 3개 과목 15학점, 성균관대·조선대·이화여대·충남대는 각각 3개 과목 9학점 등이다.
대학별 선수과목의 차이는 대학마다 요구하는 예비지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선수과목을 최소화할수록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약대에 진학할 여지도 넓어진다. 수학만 요구하는 서울대의 경우 PEET만 잘 치르면 인문·사회계열 학생들도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기화학 과목까지 이수를 요구하는 대학 진학을 위해선, 인문계열이나 공대 학생들은 이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이용수 덕성여대 약대 교수는 “선수과목은 약대에 들어오기 전 갖춰야 할 예비지식에 해당하며 어느 계열의 학생들이 들어올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PEET·MEET 동시 준비생도 늘 듯 약대입문시험, MEET와 과목 겹쳐
내년 8월경 실시될 약학대학 입문자격시험(PEET)은 언어추론·생물추론·화학추론·유기화학추론·물리추론으로 구성된다. 영역별 문항 수와 배점 등 세부사항은 추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영역별 비율은 언어추론 30%, 생물추론 25%, 화학추론 20%, 유기화학추론 15%, 물리추론 10%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언어추론은 폭넓은 독서체험을 바탕으로 한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측정한다. 대학교육과정 2년을 정상적으로 마친 수험생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구성된다. 생물추론·화학추론 등은 약학교육을 수학하는 데 필요한 일반생물·일반화학 분야의 주요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내년이 첫해에 해당하지만 출제범위가 의·치학교육 입문시험(MEET·DEET)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돼 두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시험 과목이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난이도에서의 차이만 있을 뿐 유형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MEET 역시 언어추론(40문항)과 자연과학추론Ⅰ(생물, 40문항), 자연과학추론Ⅱ(화학ㆍ물리ㆍ유기화학ㆍ통계, 45문항)로 구성된 시험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이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전공학과 중 생명과학계열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MEET·PEET 시험 준비를 동시에 하는 학생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