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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사립학교 다양성 보장을
이기우 인하대 법과대학 교수
한국의 교육은 사립학교에 의해 지탱된다고 할 정도로 사립학교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사립학교가 학교 전체의 60% 이상이다. 특히 대학의 경우에는 80%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한국의 교육문제는 사립학교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근거가 되는 사립학교법의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에 대한 규정은 거의 없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법인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립학교의 설립을 보장하는 취지는 설립운영자의 다양한 교육적 구상을 실현해 국가 중심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교육을 극복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설립운영자의 학교 운영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이는 민법상의 ‘사적자치(私的自治)’에 맡기면 된다. 학교 설립운영자를 반드시 학교법인으로 한정시켜 국가가 일일이 개입하는 입법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각종 규제로 사립학교 설립운영자의 발목을 잡는 ‘사립학교재단규제법’으로서의 사립학교법은 폐지돼야 한다.

정작 사립학교법이 필요한 이유는 관료적 지배하에 있는 국공립학교의 경직성과 획일성을 사립학교를 통해 보완토록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데 있다. 사립학교의 교과과정과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사립학교 현실은 자율성을 보장받기는커녕 공립학교가 받는 규제는 모두 받고 사립학교에 대해 추가적인 규제를 또 받고 있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사립학교법이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사립학교에 대한 지원의 문제다. 사인(私人)이 학교를 설립해 국가의 공공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것이므로, 국가는 당연히 그 비용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 사립학교에 대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매우 저조한 데 비해 규제는 숨이 막힌다는 데 문제가 있다. 사립학교에 대한 지원은 국공립학교 수준으로 하되 간섭은 최소화해 사립학교가 다양성과 창의성을 발휘, 교육혁신의 교두보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한편 사립학교의 비중이 커질수록 그 공공성이 중요해진다. 사립학교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교육관청의 개입에 의해 공공성을 보장하려는 현행 제도는 사립학교의 관치화와 경직성, 교육관청과 학교재단 간의 유착과 비리관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사립학교의 공공성은 사립학교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의 선택에 의한 평가를 자유롭게 허용해 주고, 사립학교를 이루는 교원과 학생·학부모·설립운영자의 참여에 의한 자율적인 통제 메커니즘을 통해 보장할 수 있다.

학교자치 내지는 대학의 자치를 통해 교육관청의 개입 없이도 구성원들이 책임을 지고 스스로 학교의 신뢰성을 구축할 수 있도록 대학평의회나 교수회, 학교운영위원회를 활성화해야 한다. 교육관청이 규제를 통해 학교를 장악하는 경직된 구조를 깨고 학교 구성원이 자유로운 교육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자율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사립학교 개혁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 돼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9-03-23 오전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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