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월 26일 출범예정인 한국연구재단 초대 이사장에 누가 선임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학술진흥재단과 한국과학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이 통합하면 예산 규모만 2조7000억 원에 달해 웬만한 정부 기관에 맞먹는 ‘공룡 기관’이 되기 때문.
특히 통합 재단이 교육과학기술부의 모든 연구 사업을 통합 관리하게 됨에 따라 인문·사회계는 그 동안의 ‘홀대’를 벗을 것이냐, 과학계는 ‘과학 주도권’을 유지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초대 이사장 선정 절차는 한국연구재단 설립위원회(위원장 강태진 서울대 공대학장)가 후보 공모를 거쳐 심사를 통해 3명의 후보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13명으로 구성된 설립위원회 위원 구성도 민감한 사안. 과학기술계 인사 7명에 인문사회계 5명, 교과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됐다.
강태진 위원장을 포함해 이영무(한양대 화학공학과), 서판길(포스텍 생명과학과), 송종인(광주과기원 정보통신공학과), 이공주(이화여대 제약학과), 신성철(KAIST 물리학과), 이상조(연세대 공과대학장) 교수 등 과학기술계 위원이 7명이다.
인문사회계 인사로는 배종대(고려대 법학과), 김동욱(서울대 행정대학원), 김명수(교원대 교육학과), 정진욱(연세대 경제학부), 김남국(강원대 인문대학장) 교수 등 5명이고, 교과부 박항식 기초연구정책관이 참여한다.
초대 이사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사진 왼쪽 위부터 가나다순>은 박찬모 전 포스텍 총장, 이기준 전 교육부장관(서울대 명예교수), 오명 건국대 총장, 김도연 울산대 총장, 오세정 서울대 전 자연대학장 등 대부분 과학계 인사 일색이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과 김형성 성균관대 법대 교수가 거론된 바 있지만 가능성이 낮다는게 학계의 중론이다.
정부 지원예산 규모로 봤을때 지금까지 과학계가 90% 이상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문·사회계 이사장보다 과학계 인사가 자연스럽다는 것. 때문에 인문·사회계 인사가 통합 재단의 사무총장을 맡아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연구비 규모면에서는 과학계가 주도권을 갖지만, 연구 수혜자 수는 양쪽이 대등하고 그 동안의 ‘인문학 홀대’ 논란을 불식한다는 측면에서 인문·사회계 인사가 사무총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국회 통과 이후 공포된 한국연구재단법에 따르면, 통합 재단은 실질적으로 ‘이사장 단독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임원 사무총장이 아닌 정관상의 사무총장으로 이사장이 선임하거나 공석으로 비워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문·사회계 사무총장 가능성도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설립위원회는 이와 관련, 통합 재단의 운영 체제에 대해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에 컨설팅을 의뢰했고, 그 결과는 오는 5월 중순경 나올 예정이다. ‘이사장-사무총장 체제’가 될 경우 인문·사회계 인사가 사무총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강태진 위원장은 “인문 사회계 홀대는 있을 수 없고, 초대 이사장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인문·사회계에 대한 배려를 심도있게 할생각이다. 이사장-사무총장 체제가 될 경우 인문·사회계 인사가 뭔가 맡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