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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학내 집단이기주의: 직원노조·총학도 의식 전환 뒤따라야
“노조 이기주의 벗고 사회적 약자에 관심 둬야”
“각종 이권 다루는 총학은 투명성 확보가 관건”

대학이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명제 앞에 직원·학생 집단도 자유롭지 못하다. 직원노조는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총학생회에 대해선 학생의 요구와 괴리된 채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원노조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사례가 대학 비정규직 문제다. 정규직으로 구성된 대학노조가 같은 직장 내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해 얼마나 힘을 보탰냐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학교측과의 단체협상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대학노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노조에겐 비정규직 문제는 ‘남의 일’이다.

명지대는 올해 초 95명의 일반조교를 일괄 해고했다. 이 대학의 일반조교는 대부분 ‘생계형(직업형) 조교’다. 대학측은 조직개편과정에서 계약이 끝나 해고했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비정규직 법안이 확대 적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미리 해고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수경 명지대지부장은 “대학측이 비정규직 법안을 악용, 직업형 조교까지 확대 적용될 것을 우려해 조교들을 미리 정리하고, 법망을 피할 수 있는 1년 계약의 행정보조원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규직 직원들의 도움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규직 노조도 없는 명지대에선 직원들의 심정적 동조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서 지부장은 “오히려 몇몇 직원들이 50여일째 벌이고 있는 조교들의 복직투쟁을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단 명지대만이 아니다. 정규직 노조에 연대투쟁을 요구하면 거절당하기 일쑤다. 그렇다고 비정규직의 조직화를 돕거나 조합원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직원노조도 드물다. 서울의 한 사립대 비정규직원은 “열악한 근무조건의 해소를 위해 (정규직 노조에) 단체협상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 달라고 부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학교의 경영사정이 어렵다는 등 노조로부터 오히려 학교측을 대변하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대학의 직원노동조합은 1986년 민주화항쟁을 거치며 자리 잡았다. 시작부터가 사회적 연대투쟁의 산물이다. 대학 직원이 사회적으로 ‘선망 받는’ 직종이 된 건 상대적으로 노조가 힘을 갖게 된 것과 무관치 않다. 때문에 노조가 과거 어려운 시절을 생각지 못하고, 사회적 약자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의 한 사립대 노조 관계자는 “대학노조도 근무환경이 열악했던 80년대에 학생과 시민의 도움을 받아 노조를 조직하고 노동운동을 했다”며 “대학노조가 그런 부채를 안고 있음에도 이를 잊고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학직원 노조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사회적 약자를 끌어안을 필요가 있다. 장백기 전국대학노조 위원장은 “노조가 사회적 약자 편에 서지 않으면 외면 받게 된다”며 “대학내 비정규직을 받아들이고, 용역 노동자들의 투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등록금 문제도 “학생 등록금을 올려야 인건비를 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등록금 문제를 학생과 나눠야 사회적 신뢰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전남·강원 지역 대학의 전?현직 총학생회장이 졸업앨범 비리로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교내에서 판촉활동을 하는 업체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거나, 학교측의 등록금 인상에 응해주고 대가를 받은 총학생회도 있다. 이처럼 최근 총학생회가 ‘졸업앨범’, ‘행사협찬’ 등과 관련한 비리로 문제를 일으킨 예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총학생회가 각종 이권의 온상이 되기 쉽다는 데에 원인이 있다. 때문에 총학생회 선거전도 혼탁한 양상을 띠는 일이 생긴다. 투표율이 낮은 경우 대리투표를 동원하는 부정선거도 일어난다. 선거과정상의 문제로 당선무효?재투표 실시 등 홍역을 치르는 대학도 늘고 있다. 지난해에만 10개가 넘는 대학에서 선거 전후에 발생한 문제로 재투표가 실시됐다.

또 학생들의 환심을 끌기 위해 선심성 공약이 남발되면서 학생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한 사립대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전 학생에게 4GB USB 지급’, ‘학습플래너 제공’ 등과 같은 공약이 등장해 학생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공약이행도 문제지만 이미 선거운동 과정에서 선전비?운동원 활동비 등 많은 비용을 감당한 결과, 당선 후에는 ‘본전’을 찾게 되는 악순환도 이어지게 된다.

학생들이 학생회 활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원인에는 학생들의 개인주의화와 취업난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가 학생답지 못한 비리 문제로 학생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짚어봐야 한다. 학생회가 학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물론 학생회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자구노력도 필요하다. 총학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투명성으로 신뢰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의 한 사립대 학보사 기자는 “학생회가 예결산 내역을 모두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해야 학우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협, 구성원 요구에 귀 기울여야
조직 비대해지면서 ‘복리증진’ 보다는 기득권 유지 애써 

교수·직원·학생이 주체가 돼 조직한 대학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에 대해서도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생협은 대학 구성원들의 경제적 이익과 복리증진을 위해 태어났다. 교수·직원·학생 3주체가 생협에 돈을 내는 출자자이면서 스스로가 운영자이며 이용자다.

현재 전국적으로 국공립 9개 대학, 사립 13개 대학에 생협이 설립돼 있다. 1988년 서강대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대형대학의 경우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을 정도로비대해지면서 구성원 요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기득권 유지에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설립 초기 목표로 뒀던 ‘구성원 복리증진’을 되새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의 A대학에선 최근 물건을 싼 가격으로 팔겠다는 매점사업자가 입점을 문의했다가 생협의 반대로 거절당했다. 매점을 직영하는 생협이 수익의 외부유출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현재 생협의 수익금은 학생들의 장학금과 교육환경 개선에 쓰여진다. 주요 이용자인 학생에게 이익의 상당부분을 장학금으로 돌려준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부분은 없다. 그러나 민간사업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학생들에게 돌아갈 혜택을 차단하는 경우는 문제로 지적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장학금은 소수의 학생에게 돌아가는 것이고, 싼 가격이나 질 좋은 서비스는 대다수의 학생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생협이 진입장벽을 치고 많은 학생들에게 돌아갈 서비스를 막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생협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매점·서점 등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학생들의 취향은 세분화되는데 이에 부응하려는 생협의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것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는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다른 메뉴보다 2.5배가 비싼 5000원짜리 메뉴를 개발했더니 ‘대박’을 쳤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그만큼 생협 식당의 질이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생협 식당을 이용하는 한 대학생은 “다른 학교에 비해 메뉴에 대한 질 개선 노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청결하지 못하다”며 “차라리 가격을 올리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깨끗한 식당에서 먹을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협 이사장을 지낸 바 있는 한 교수는 “생협이 구성원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선 구성원의 요구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며 “구성원들이 어떤 식사를 원하고 어떤 환경을 원하는지를 빨리 캐치해 거기에 걸맞는 서비스를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달라진 동문 위상 ‘선은 넘지 말자’
  일부 대학 동문 대학행정에 관여 ‘눈살’

각 대학들이 발전기금 모금에 열을 올리면서 대학 동문회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발전기금 대부분을 동문들의 기부와 모금활동에 의존하고 있어 대학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동문회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문회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동문회가 대학 행정에까지 개입하는 일은 문제로 지적된다. 교수 신규임용 시 동문회가 나서 동문을 임용시키다 적발된 사례가 있는가 하면, 총장선거에서 자신들에게 투표권을 요구하는 동문회도 있었다.

지난해 인천의 한 대학에서는 총장 선거를 앞두고 동문회가 투표권을 요구했다. 지금까지는 전임 교수와 전임교수 수의 5%애 해당하는 대학직원만 투표에 참가했지만, 총학생회와 총동문회까지 투표권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대학은 있지만, 동문이 이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학의 한 보직교수는 “재정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대학이 실질적으로 발전하는데 동문회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동문회에 대한 불만을 애둘러 표현했다. 이같은 사례는 최근 달라진 동문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동문의 본래 역할을 돌아보게 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모교에 대한 사랑은 후배들을 위해서 장학금을 한두푼 걷는 것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학경영을 총장에게 맡기고 재정지원을 통해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게 올바른 재단의 역할이듯 일부 대학 동문회도 진정 필요한 학교 사랑이 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9-04-10 오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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