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대들이 위기라고 아우성이다. 입학생은 자꾸만 줄고, 그 결과 대학의 재정은 자꾸만 쪼그라든다. 게다가 대부분의 대학들이 올 들어 등록금 동결이라는 암초에 맞닥뜨리고 있다. 청년실업에 전 세계적 경제위기까지 온갖 악재는 다 모여 있다. 지방대와 달리 ‘행복한’ 수도권 대학들은 더 좋은 학생을 뽑기 위해 갖가지 비법들을 동원한다. 그러나 지방대의 경우 언감생심, 그럴 여력도 없고 그럴 환경도 아니다.
이러한 지방대의 교육재정 및 교육여건 악화의 폐해는 곧바로 대학교육의 수혜자인 대학생들에게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자립의 근거나 존립의 위기로까지 내몰릴지도 모른다. 교수들이 직접 입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홍보요원화되고, 절박한 일부 사립대들은 내부의 진통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을 통한 학부 통폐합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다. 이러한 지방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피해 가지 말고 정면으로 맞으면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기회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절박함을 기대치로 바꾸고 그 기대치를 넘어 설 기회요소를 찾아내야 한다. 결국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의지를 갖고 다양한 주변 여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해법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좋은 교수를 영입하는 일은 의지만 있으면 대학 스스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런데 좋은 학생들을 데려오는 것은 의지만으로 되는 일은 아닐지도 모르며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서 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우선 학생의 잠재력을 키워 줄 교수를 확보하고, 우수한 학생들이 기웃거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교수의 유치는 가장 중요한 위기 해법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산대는 위기극복을 위한 몇 가지 개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학부장 공모제를 도입해 학부의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고, 총장부터 발벗고 나서서 강의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지방대로서는 처음으로 서울에 기숙사를 세우는 등 지역사회와 재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능력과 의지와 책임감 있는 학부장을 초빙해 교육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잘 가르치는 교수와 연구 잘하는 교수에겐 반드시 그에 따른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준비 중이다. 인터넷 강의 공개 후 접속자 수가 1000건을 넘어 폭발적 반응을 보이면서 2학기부터는 이를 더욱 확대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사실 인터넷 강의 공개는 많은 사람들에게 대학 강의를 무료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조그만 배려이자 자신감의 표현이다.
울산이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로서 자동차·조선·화학산업의 종주도시임을 감안한 선도적인 산학협동 프로그램은 다른 도시가 갖지 못하는 최대의 강점이자 기회임은 분명하다. 이에 맞추어 울산대는 도전적·창의적 협력으로 지역사회와 대학을 디자인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울산대의 이 같은 노력의 결과는 내외부 평가를 통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008년 우수인력양성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성과 평가에서 지방 중형그룹 1위를 차지했다. 우수인력양성을 산학협력 교육으로 접근해 다양한 교과과정 개설과 잘 짜인 사업추진 조직체계를 통해 교육역량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
울산대의 이러한 개가도 사실 내용을 보면 대학의 자체적인 발전 의지와 관련조직의 체계적 관리를 통한 교육 품질의 개선이라는 궁극적 목표의 중간 결산이며, 지방대의 위기를 기회로 포착한 좋은 사례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방대라고 언제까지나 제자리에 멈춰 있을 수만은 없다. 지방대라고 해서 교육과 연구의 품질까지 인정받지 못할 만큼 자체 역량이 부족한 것은 절대 아니며, 오히려 지역적 특성을 살리고 상생협력을 해 나간다면 위기는 기회로 작용할 것임을 확신한다. 지금까지 쏟아 온 노력, 그리고 구성원의 자발적 의지, 이 모든 게 어우러져 만든 울산대만의 소중하고 자랑스런 위기극복의 열매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