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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력 수급체계 재편돼야
이무근 동명대 총장(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산업체 수요측면서 대졸자 공급과잉
학력보다 능력 중심사회로 가야 희망
청년실업, 특히 대학 졸업생의 취업난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대학 졸업생의 취업난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미 1990년대부터 지속돼 오고 있는 예견된 문제이기도 하다.

고등교육 인구를 산업인력 수급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공급과잉이기 때문에 대학 졸업생의 취업난은 IMF사태 이후 계속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학 졸업자의 일자리는 전체 잡(job)의 20%이고 전문대 졸업자는 60%, 그리고 고졸 미만 학력자는 20%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 졸업생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25% 정도라고 제시한 학자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고등학교 졸업생의 83.8%(대학 59.2%, 전문대학 24.5%, 기타 학교 0.1%)가 대학을 진학하고 있다. 따라서 선진국만큼 산업이 고도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대학 졸업생 모두가 학력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대학 학력에 부합되지 않는 불완전 고용률도 높고 설상가상으로 전문대와 고교 졸업생의 일자리도 대학 졸업생들에게 잠식되어 취업난을 겪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것은 국민의 교육열이 높은 데에서도 기인하겠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졸 취업난과 관련한 또 다른 문제는 고등교육의 질적 수준이 낮아 국제경쟁력이 약하고 산업체가 요구하는 수준의 우수 전문 인력을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2008년 대학교육의 경제·사회요구 부합도에서 우리나라 대학교육을 55개 대상국 중 53위로 낮게 평가했다. 국제화시대를 맞아 삶의 장과 일터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이렇게 낮은 국제경쟁력으로 세계를 향해 무궁하게 펼쳐지고 있는 직업 세계에 진출해 활동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EU 국가의 대학 졸업생은 80%가 이미 국제노동시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산업계가 본 대학평가' 결과에 의하면 현재 기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대학 졸업생들이 대학에서 이수한 교과과정이 현장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되는 정도를 100점 만점에 48점으로 낮게 평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실용교육 위주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

취업과 관련한 우리나라 교육의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한다면 초·중·고·대학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진로지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상과 같은 대학 졸업생의 취업난과 관련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임기응변적 단기 처방도 있을 수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체계적 접근을 통한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첫째, 우리나라는 앞으로 대학입학 적령 인구가 급격히 감소될 전망이고 산업인력 수급 면에서 보면 고등 교육인구가 공급과잉에 있으므로 대학별 학생 수를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 반면에 평생학습사회를 맞아 대학에서는 성인들을 위한 고등교육 기회를 다각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둘째, 사회가 필요로 하고 학생이 희망하는 국제경쟁력 있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현재 25%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교육중심 대학 수를 80%로 확대해 실용교육 중심대학으로 특성화·전문화하고, 20% 정도는 연구중심 대학으로 전환됨이 바람직하다. 실용교육 중심대학은 한국적 풍토에 맞는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편성·운영되도록 대학에서는 교수, 산업체에서는 CEO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초·중·고·대학에서 진로발달 단계에 따라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와 직업세계의 탐색을 통해 자신의 적성·소질·능력에 맞는 직업을 선택해 각자 하고 싶은 일에 종사하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그 일에 몰입하고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진로지도가 체계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에서의 진로지도가 정규 교과목으로 개설됨은 물론 다양한 진로지도 프로그램이 개설·운영돼야 한다.

넷째, 지식기반사회를 맞아 학생들은 취업 분야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향후 중소기업 창업자로서의 진로 선택도 계획함이 바람직하다. 특히 학생들은 1인 지식 기업인으로 진로 선택을 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 이를 위해 대학 당국은 새롭게 출현되는 틈새시장의 새로운 직업을 탐색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생들은 이런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며 국내외를 통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최소한 10년 앞을 내다본 직업세계를 탐색, 진로를 계획하고 실천함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대학 졸업생의 취업난 해소를 위해서는 임금체제가 학력보다는 능력 위주로 개편돼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9-04-20 오전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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