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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생각한다]인성도 경쟁력이다
민경찬 (연세대 대학원장)
“요즘 학생 인성도, 전공지식도 부족하다.” 기업의 인사담당 임원들의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평가다. 대학교육의 결과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일부 기업들은 대학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전공과목을 배우게 하는 ‘맞춤형 교육’을 요구한다. 일반교수들도 대개 전공교육을 강조한다. 한편 기업의 어떤 임원은 높은 토익점수나 학점보다 남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인재를 뽑고 싶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대학교육의 방향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나 몇 년 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에게 요구되는 요소는 ‘기본적인 인성 및 태도(32%)’, ‘의사표현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26%)’, ‘외국어 구사능력 및 국제화 감각(17%)’, ‘정보통신 능력(13%)’, ‘전공 관련 이론적 지식(4%)’, '상식(3%)’, ‘기타(5%)’ 순으로 나타났다.

지식인은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지도자로서 윤리, 도덕성을 비롯한 공공적 가치를 추구하여야 한다. 회사에서도 이러한 심성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사고의 폭이 유연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하다. 요즈음 기업들이 논어, 맹자를 비롯한 문학, 철학, 역사에 대한 강좌를 여는 등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확대해나가는 이유다. 소위 소프트파워가 경쟁력인 것이다.

칼 야스퍼스는 <대학의 이념>에서 “대학은 그 사회와 국가가 필요로 하는 그 시대의 가장 바람직한 의식을 형성하는 곳이다.”라고 하였다. 대학은 지식을 창출하고 전수하는 기능과 더불어, 시대정신과 역사의식, 바람직한 가치관을 세우며 다음 세대로 이어가게 하는 곳이어야 한다. 오늘의 시대에는 학생들을 글로벌 시민으로서 글로벌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는 인성을 심어주어야 한다. 요즈음 전 세계가 경제위기와 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그린’ 정책도 시대정신으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선진국의 주요 대학들은 교육과 연구의 궁극적 목적을 ‘세상을 모두가 행복한 곳으로 바꾸는 것’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아프리카 마을에서 봉사하는 활동을 장려한다. 학생들이 인간과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며, 생명, 자유, 평등, 정의, 공동체 등의 가치를 체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전공과 다른 직업을 얻으며 변화되는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과 소양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부교육에서는 기초·교양교육을 더욱 강화해 나가며 다른 인종, 언어, 문화의 이해를 강조하고 있다.

작년 미국 뉴욕 금융시장을 붕괴시키고 전 세계의 경제를 오늘의 혼란과 위기로 몰아가게 한 근본원인은 인간의 탐욕과 왜곡된 가치관이었다. 최근에 경험하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지도자들이 종종 부정과 부패로 언론에 비쳐질 때마다,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은 물론 우리 사회에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난 손해를 가져온다. 결국 가치관, 인성의 문제이다.

대학들은 지금처럼 교육의 질보다, 지표중심의 경쟁, 평가순위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 인성교육은 단순히 교양과목의 지식 습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인성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대학의 교육에 대한 철학, 전통, 학풍이라는 환경이 중요하다. 대학 자체의 ‘인성’이 필요한 것이다. 기업도 그 자체의 ‘인성’이 있어야 구성원들도 함께 동화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우리나라를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로, 어떤 능력과 소양을 가진 국민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9-04-24 오전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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