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비정규직 해법 ‘무기계약’ 선호
서강대·성균관대 등 2년 된 비정규직 무기계약으로
법 시행 후 2년 내로 고용관리 해 온 대학 많아
한국외대·국민대·동덕여대 정규직 전환 마무리
비정규직 보호법(이하 비정규직법) 시행 2년이 다가오면서 대학들의 비정규직 해법이 드러나고 있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비정규직법 적용에 대비해 이미 많은 대학이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거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반면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새로운 계약직으로 교체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들이 선호하는 비정규직 해법은 ‘무기계약’ 전환이다. 무기계약은 계약기간을 따로 설정하지 않고, 매년 연봉계약을 갱신하는 근무형태다. 50세 정도까지는 계약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정년보장 효과가 있지만, 급여테이블은 정규직과 다르게 적용된다. 대부분 정규직 평균의 70~80% 선에서 책정된다.
서강대는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은 모두 무기계약으로 전환하고, 법 시행 이후 채용되는 직원에 대해선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한정했다. 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서 2년 기한으로 고용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성균관대도 법 시행 이후엔 무기계약 전환을 해오고 있다. 성균관대 총괄지원팀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2년을 넘긴 비정규직에 대해선 무기계약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정년은 55세까지만 적용되고 급여는 정규직 평균의 80% 정도 수준”이라고 밝혔다.
동국대도 실적평가를 통해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간 연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던 데서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은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정년은 58세로 정해졌고, 정규직과는 다른 급여테이블이 적용된다. 총괄지원팀 김범준 과장은 “평가를 통해 능력이 검증된 비정규직에 한해선 무기계약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현재 소속 부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5월 중으로 학내 비정규직 39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7년 비정규직 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관리효율화 태스크포스’를 구성, 비정규직 대책을 논의해 온 고려대는 총장발령 직원 30여명에 대해서는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도 6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현재 25명의 비정규직이 남아있다. 인력개발팀 한재호 과장은 “운동부 감독 등 몇몇 특수직을 제외하고는 모두 완전 정규직화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서장 발령 직원 250명에 대해선 본부에서 세세하기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태스크포스팀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단과대·산학협력단·연구소장·과제별 사업단 등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냈다.
한 과장은 “비정규직 법을 포함한 노동관계법에 저촉되는 일이 없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부서에 권고하고 있다”며 “평가가 좋은 비정규직에 대해선 신분 등이 조정되겠지만, 연구과제를 받아 자체 사업비로 채용한 직원이 많아 급여책정이나 신분 전환은 재량에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법에 저촉되는 선까지는 본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어하겠지만, 중규직·무기계약 등의 신분 조정은 부서장 몫으로 남겨둔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의 경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재원문제가 난제다. 아울러 대학 내 비정규직에도 다양한 직종이 있기 때문에 이를 아우르는 대책마련이 어렵다. 건국대의 경우, 지난해 단체협약에서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하다가 포기했다. 안진우 노조위원장은 “대학은 연구자부터 식당 조리사까지 근무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모든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재는 근무기간이 2년 넘은 비정규직에 대해선 교체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학 내 비정규직은 직종과 근무형태가 다양하다. 게다가 부설 연구소나 산학협력단, 연구프로젝트팀에서 자체 채용한 비정규직 등은 본부차원에서 실태 파악하기도 어렵다. 직종도 체육부 코치·감독, 석·박사급 연구원, 상담센터 카운슬러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춘 전문계약직도 있어 급여테이블의 적용도 천차만별이다. 해당 비정규직을 채용한 부서의 재원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서 급여 수준은 달라진다.
때문에 다른 대학의 움직임이나 비정규직 개정안 통과 여부 등 추이를 지켜보는 대학도 많다. 연세대 관계자는 “현재 노동부가 지난 1일 제출한 비정규직 일부 개정안의 국회 통과여부를 지켜본 뒤 대책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찍부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노조가 관심을 기울인 대학들은 선제적 대응이 가능했다. 한국외대는 2005년 단체교섭 당시 본부와 합의해 3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나머지 31명도 2006년 파업을 정리하면서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처우면에서 정규직과 차이가 없는 완전한 ‘정규직 전환’이다. 학교측은 향후에도 비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기로 노조와 합의했기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에서 자유롭다.
국민대도 지난 2002년 학교와 노조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합의한 뒤 지속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왔다. 임시직 15명에 대해 정년은 43세까지, 임금은 정규직 평균의 70% 수준만 주는 것으로 합의했다. 지난 1일에는 4년 이상 된 계약직과 연구원 1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류희봉 노조위원장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2002년부터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개선 노력을 기울인 결과 비정규직 법안에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임시직의 정년 연장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덕여대도 2004년부터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 지금까지 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비정규직 1명만을 남겨 놓고 있다. 동덕여대 노조 관계자는 “현재 남은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본부측이 자격증 등 정규직 요건만 갖추면 전환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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