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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앞둔 학진, “정통성은 유지하되 시너지는 무한대로”
인터뷰]학진 배규한 이사장 직무대행
인문사회계와 과학기술계를 지원해온 양대 연구지원기관이 하나로 통합된다. '1+1=1' 이 되는 것이 아니라 '1+1=10'도 '1+1=100'도 될 수 있다는 기대와 가능성이 이번 통합을 이끌어냈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이하 학진)과 한국과학재단(이하 과학재단) 여기에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까지 이들 3개 기관을 통합한 한국연구재단이 오는 6월 26일 출범한다.

최근까지도 학진과 과학재단의 통합을 두고 인문사회계에서는 인문사회계대로 과학기술계에서는 과학기술계대로 우려가 적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3월 30일부로 배규한 국민대 교수가 학진 이사장 직무대행 사무총장직에 취임했다. 취임 한달을 즈음해 본지가 배 사무총장을 만나봤다. 학진의 연구지원기관으로서의 정통성은 새로 출범하는 한국연구재단을 통해서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배 총장은 강조하고 있다.


-. 이사장 직무대행직을 수행하신지 한달 남짓 됐다. 그간 어떤 일들을 했는가.
"우선 업무파악에 힘을 기울였다. 취임하자마자 지난 1년간 기관의 운영 성과에 대해 기획재정부 주관 기관경영평가를 받았다. 또 6월 통합 준비 작업과 이후 기존 과학재단이 소재한 대전으로 본청이 내려가기 때문에 이사 준비도 했다. 학진 서울 청사는 연구재단의 서울 사무소의 형태로 운영된다. 상당히 바쁘게 한달을 보냈다."

-. 학진 사무총장직에 오시게 된 배경은.
"지난해 가을 이사장 공석 상태가 됐으나 12월경 '한국연구재단법'의 국회통과를 염두에 두고 전임 사무총장이 직무대행을 해왔다. 그러나 법안통과가 지연됐고 3월에는 전임 사무총장의 임기가 만료돼 사무총장 겸 이사장 직무대행 선임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추천위원회가 구성되고 공모 지원을 권유받았다. 사실 연구자에게는 연구실이 가장 편안한 곳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에게 학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학진 과제를 수행하면서 익히 잘 알고 있었고 할 수 있다면 우리 연구자들을 위해 무엇인가 의미있는 기여를 할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권유를 받아들여 공모에 지원했다."

-. 6월 26일 한국연구재단 출범과 함께 임명을 새로 받게 되나.
"이번 학진 사무총장 임기는 6월 25일까지다. 임명권자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이후 인사는 결정한다. 만일 교과부 장관이 임명을 결정하면 한국연구재단법이 발효되는 날 연구재단법에 의해 다시 임명된다."

-. 학진 운영의 기본 마인드로 삼고 있는 것이 있다면.
"색안경을 끼고 보면 엉뚱해보이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기발한 아이디어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연구능력과 아이디어는 있는데 연구비가 없어서 연구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 내부적으로는 사람의 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직원들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자기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유솜(USOM) 즉 연구자와 연구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U:Understand), 고객 감동의 적극적인 지원(S:Support), 다학문간 연구자 네트워킹(O:Organize), 기초 첨단분야 연구 동기화(M:Motivate)를 경영 원칙으로 삼고 있다."

-. '기발한 아이디어'가 연구지원 대상이 되기는 현재 연구지원선정 과정으로는 힘든 일 아닌가.
"사실 우리나라는 평가의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풍토다. 그러다보니 기존 연구의 양적 성과, SCI 논문 수 등 양적 평가로 선정이 이뤄져 왔다.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양적 연구업적이나 SCI 논문 수가 적다면 선정되기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지동설이나 잠수함, 비행체 연구들이 처음 시도됐을 당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바로 그러한 연구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질적 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선정기관의 신뢰성 확보가 그래서 필요하다. 학진이 그같은 신뢰를 받기 위해 공익·공정·공평·공개 등 4공의 원칙을 철저히 실천할 계획이다."

-. 해외 주요 선진국의 연구선정방식은 어떠한가.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경우 PM(Project Manager)이 정규직, 방문직, 임시직 또는 부처교류직 등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며 처우도 좋다. 이들은 심사자 선정과 의견 취합, 과제별 선정 및 탈락 의견의 제시, 소규모 과제 심사 선정 등 자율적이며 독립적인 업무 수행을 하고 있어 이들이 양적 평가를 보완해 질적 평가를 담당하고 있다. 이같은 PM제도를 우리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 사실 학진은 인문사회계를 유일하게 지원하는 연구재단이었다. 인문사회계 우려는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인문사회 뿐만 아니다. 인문사회분야 연구자들은 통합으로 인해 더 위축되고 경시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고 과학기술분야 연구자들은 인문사회분야로 인해 특성을 잃어버리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계에 묻혀 인문사회학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일은 결코 없다. 과학기술도 인문사회와의 벽을 허물고 복합 융합 학문 또는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신생 학문 분야의 발전으로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통합 한국연구재단의 예산규모는 종전보다 증액된 연간 3조원 가량이다. 현재 R&D 지원의 25%에 해당한다. 최대 50%까지 높인다는 구상인데 기초 학문과 첨단 분야 연구지원이 동시에 강화된다. 인문사회계와 과학기술계간 복합 융합 연구, 상호 연구자간 교류, 연구성과에 대한 교환 등 네트워킹을 통해 최적의 연구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연구재단의 목적이다. 이를 통해 그간 사실상 편가름이 심각했던 인문사회, 과학기술 두 부문 연구가 창조적으로 상호 더 활성화될 것으로 믿는다."

-. 통합 한국연구재단이 '지식인의 지도'를 바꾼다는데.
"연구지원의 방향이 새롭게 설정되면 자연히 연구의 방향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기초분야 연구, 뚜렷한 목적을 지닌 실용적 연구, 융합과 신생연구 분야 등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다. 미래 한국을 이끌어나갈 선진연구로의 방향을 제시하고 반드시 필요하지만 아직은 소외받고 있거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연구를 지원해 연구자들이 이 분야에서 다른 어느 국가보다 우수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기존에 이미 주목을 받고 있거나 당장 필요한 곳에만 연구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줄어들면서 차차 지식인의 지도가 바뀌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 지난달 과학의날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까지 R&D투자를 GDP의 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R&D예산은 10조원이다. GDP대비 3.47%인데 이는 스웨덴(3.63%)에 이어 핀란드와 함께 2위에 해당된다. 5%까지 확대된다면 세계에서 R&D 투자가 가장 활발한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투자가 확대되는 만큼 연구성과가 나와줘야 한다. 최근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 워크숍에서 연구재단 통합과정과 비전에 대한 대통령 보고를 통해 19세기는 증기엔진, 20세기는 전기엔진이 세계를 이끌어갔지만 21세기는 지적엔진이 그것을 대신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구방향 재정립은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배규한 학진 이사장 직무대행은.

  학진 첫 인문사회계출신 사무총장으로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에서 산업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85년부터 국민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국민대 사회과학대학 학장 △한국청소년정책 연구원 원장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제1분과 간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윤지은 국장 기자 (alice@unn.net) | 입력 : 09-05-12 오후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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