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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화 칼럼] 한국고등교육정책학회장,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공교육 정상화 조건
서정화 본지 논설위원·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방과후 학교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밤 10시까지 방과후 교육과 자율학습 등이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교육 강화를 위해 곽승준 미래교육기획위원장이 밤 10시 이후 학원의 교습활동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관련 부처에서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쟁이 시작될 것인지, 과연 공교육이 사교육을 이길 수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한 기대와 함께 회의적인 반응도 없지 않다. 만약 지금보다 학교 밖의 교육을 학교 안으로 더 끌어들일 수 있다면 OECD국가 평균의 4배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사교육 비중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도와 사회적 신뢰도도 크게 높아질 것이다.

부존자원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에서 국가·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일은 아무래도 학교 교육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학교 교육의 경쟁력이 바로 국가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사교육을 규제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대학입시가 고등학교, 중학교 심지어 초등학교 교육을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상황에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고,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대학입시에 매달리는 우리 학교 교육으로부터 탈피해 거꾸로 학교 교육의 과정과 결과를 대학입학전형에 반영하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말하자면 차별화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대학입학전형에 비중 있게 반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력 이외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 운영의 과정과 결과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전형 기재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대학입학전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고등학교 교육의 과정이나 결과를 소위 ‘고등학교 등급제’로 비판하기보다 학교의 건학이념과 교육목표에 따라 특색 있고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지원해 학교 간 경쟁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학교 교육의 정상화와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 교육의 자율적 운용을 위해 학교장의 교육과정 운영의 재량권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입학사정관제도 도입·확산되고 있다. 한국교육대학협의회에서는 입학사정관제의 가이드라인으로 학생의 인지적·정의적 특성, 잠재력 등을 포함하는 내용뿐 아니라 리더십이라든지, 고등학교 교육과정 특성 등을 공통전형 요소로 예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학교들이 창의적 교육프로그램 경쟁을 벌이도록 하려면 유능한 학교장 유치를 위해 현재의 교장 임용방식뿐 아니라 보완적 대안들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많은 주가 추진하는 것처럼 학위과정에서 교육행정, 교육과정 등을 이수하거나 일정한 자격 기준을 충족시키면 학교장에 응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대표적 예다.

유능한 학교장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끊임없는 개발 활동도 요구된다. 이를 위해 교육지도성 개발센터 등의 기구를 설치해 전문 연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자율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또 유능한 학교장을 유치·관리하기 위해서는 학교장에게 힘이 실어주어야 한다.

특히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재정확충 및 관리를, 인사관리를 위해서는 자율성의 폭을 더욱 넓혀 줘야 한다. 우수한 학교 경영성과를 거둔 학교장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
서정화 칼럼 | 입력 : 09-05-11 오전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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