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서울대 교양과목으로 개설된 '가상현실 입문'을 강의한 여명숙 씨는 7일 "수강생 30여명이 제출한 기말 리포트를 묶어 상반기 중 출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학박사로 KAIST 문화기술 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여씨는 작년부터 서울대가 개설한 정보문화학 연합전공을 맡아 강의하고 있다.
'가상현실 입문'은 UCC 창작의 토대가 되는 기초 이론과 사이버 문화 비평 등을 다루면서 가상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가치 규범과 기준의 모색을 목표로 하는 수업.
강의는 "집단 지성의 시대에 시험은 무의미하다", "지루함은 모두를 죽인다. 각자 맡은 발표시간은 책임지고 급우들을 즐겁게 해주자"는 표어 아래 중간ㆍ기말 고사를 생략하는 대신 재미있는 리포트를 제출토록 했다.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는 ▲'게임 애인(愛人)'을 무엇에 쓸까 ▲아이템 현금거래 규제에 대한 재고 ▲사이버 가수들은 왜 실패했을까 ▲사이버 섹스와 게임 등 '가상현실' 강의 주제와 관련된 흥미로운 주제가 망라됐다.
특히 '리니지2', '로한' 등 온라인 게임을 소재로 한 게임소설을 다룬 양민주(국문학)ㆍ최호림(철학) 씨의 리포트 '욕망의 코드로 읽은 우리시대의 게임소설'은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2006학년도 우수 리포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인터넷에서 각광받는 게임소설을 게이머(유저)가 직접 창작하고 즐기는 텍스트 기반 콘텐츠(UCC)로 정의하고, 게임소설이 단순히 즐기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게임 개발과 스토리 전개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새로운 문학 장르로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 씨는 "처음에는 강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리포트를 내게 했지만 제출된 것을 보니 충분히 책으로 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해외저널에 발표해도 손색 없을 정도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구성력을 갖춘 작품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