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사회

목록
프린트 스크랩
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관계’의 진정성이 행복 부른다
구제홍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
얼마 전 모 일간지의 한 해외 연구에 관한 보도가 화제가 됐다. 72년간에 걸쳐 진행된 ‘하버드대 2학년생 268명 생애 연구’에 대한 것이었다.

이 연구는 1937년 하버드 의대 알리 복(Bock) 교수에 의해 시작됐고, 같은 대학 정신과 의사인 조지 베일런트(Vaillant)가 1967년부터 참여해 이 연구를 계속 진행, 미국의 시사주간지 <애틀랜틱 먼슬리> 6월호에 공개했다. 이 연구의 기본 의도는 잘사는 삶의 일정한 공식을 찾아보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연구대상자들은 뛰어난 인재들이었던 이유로 그 중 케네디 대통령이 나올 만큼 사회적 큰 성공을 거둔 이들도 있었으나 50세 무렵엔 그들의 1/3이 한때 정신질환을 앓기도 했다고 한다. 연구에 의하면 그들의 성공적 노후로 이끈 가장 중요한 것은 뛰어난 지성이나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가족을 위시해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인간관계라는 것이다.

즉 인생의 진정한 행복은 관계에서 온다는 것을 밝혀 준 것이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삶의 성공과 행복이 세계 최고의 대학 교수들에 의해 오랜 과학적 연구과정을 거쳐 새롭게 밝혀진 것처럼 흥미 있어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새로울 것이 없는 이미 오래전의 역사적 선각자들에 의해 언급된 것이고, 동서양에서 가르쳐져 왔으나 사람들이 자신의 야망과 새로운 시대가 가져온 삶의 방식에 끌려 그 교훈을 무시해 왔을 뿐이다.

맹자는 <맹자> 진심편(盡心篇)에서 군자가 즐기는 세 가지 낙(君子有三樂)에 대해 말했다. 첫째, 양친이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요(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둘째, 우러러 하늘에 대해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 사람들에 대해 부끄럽지 않은 것이며(仰不愧於天 俯不?於人 二樂也), 셋째,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가르치는 것(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이라고 했다. 그리고 천하의 왕이 되는 것은 이 세 가지 낙에 들지 않는다고 앞뒤로 두 번이나 말한다(而王天下不與存焉). 이것은 맹자가 인생의 낙을 사회적 성취와 지위로부터가 아니라, 삶의 기본관계로부터 추구하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첫 번째 낙은 가족관계에서 오는 것이고, 두 번째 낙은 하늘(하느님)과 이웃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며, 세 번째 낙은 선생으로서 제자와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적 성취와 지위를 말하는 왕이 되는 것에서 인생의 낙이 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성서 복음서들에 보면 어떤 율법학자가 와서 율법 가운데 어느 계명이 가장 중요하냐고 예수에게 묻는다. 예수는 첫째로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둘째로 이웃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수의 이 가르침 역시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이고, 인생의 행복이 거기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오늘날 세상은 이와 반대로 산다. 사람들은 사회적 성취와 소유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관계들을 희생시키기까지 하며, 성취와 소유로부터 삶의 성공과 행복을 찾는다. 그러나 요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으로는 풍요하고 편리해졌지만 행복지수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 잘사는 방법과 행복해지는 법을 다시 교육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성취와 소유가 강조되는 선진국보다 관계를 중시하는 동남아와 아프리카의 가난한 국가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 또한 인생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베이런트 교수가 발표한 1972년의 긴 연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옛 가르침을 단지 다시 확인해 준 것뿐이다. 특별하다면 아주 긴 시간의 연구를 통해서 그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9-05-29 오후 10:13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