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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녹색성장' 본질은 시스템 효율화
서승직 인하대 교수(대한설비공학회 회장)
지금 세계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많은 정책과 구체적인 실천 계획도 발표되고 있다. 늦었지만 한국이 녹색성장 기본법을 만드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경제위기 극복과 인류 공존을 위한 지속가능한 모든 문제가 녹색성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녹색성장은 성장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성장과 발전을 말한다. 성장과 발전에서 쓰레기의 배출은 필연적인 산물이다. 이는 유한한 가용자원의 불가용자원으로의 이동으로, 이 현상을 ‘엔트로피 증가’라고 말한다. 엔트로피 증가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쓰레기 배출 증가를 뜻하며 결코 이 현상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이며 이 진행을 늦추면서 발전하는 것이 녹색성장의 본질이다. 

기후변화의 주요 인자인 이산화탄소(CO₂)는 대표적 성장쓰레기로 아메바 증식 속성의 유추(類推)로 그 배출량의 증가 속도는 지수곡선 상승과 같이 가공할 정도로 놀랍다. 이 현상을 비유하는 ‘정원사의 수수께끼’가 있다.

어느 날 한 정원사가 연못을 보니 수련 잎 하나가 떠 있었다. 다음 날 그 수련 잎은 두 개가 되고 그 다음 날에는 네 개가 된다. 이렇게 매일같이 두 배로 불어난 수련 잎은 100일째 되는 날 연못을 꽉 채우게 된다. 그러면 연못의 반을 채우는 날은 며칠째일까? 정답은 99일째다. 2050년까지 지금의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지 못한다면 큰 재앙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경고도 다 이런 이유에서다.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의 말처럼 ‘침묵의 봄’은 하루아침에 찾아올 것이라는 경고는 결코 기우가 아니다. 강력한 대책이 없는 한 예고된 재앙은 그대로 맞이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은 1인당 이산화탄소 세계 최대 배출국이며 캐나다, 일본, 프랑스의 순으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나라들의 국가시스템 효율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한국은 GDP(국내총생산) 1000달러를 생산하는 데 일본의 약 3배 그리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선진국인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의 2배 이상의 비용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총체적인 국가시스템이 비효율적임을 나타내는 객관적인 지표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모두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개념만의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작 녹색성장의 본질인 시스템 효율화 추진은 지지부진하고 답답하다. 미래의 거창한 계획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실현가능한 현재의 국가시스템의 효율화 추진은 더 중요하다. 

형태를 보면 기능을 알 수 있는 것처럼 현재 우리의 국가시스템으로는 결코 녹색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먼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모든 분야의 국가시스템을 조건 없이 그리고 과감하게 뜯어 고쳐야 한다. 이것은 적게 쓰고 덜 배출하며 성장하는 녹색성장의 본질을 구축하는 일이다. 한국은 현재 선진국 수준의 국가시스템 효율화만 달성해도 많게는 300%까지 성장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녹색성장도 달성하는 전대미문의 국가가 될 수 있다. 이는 녹색성장으로 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할 수 있는 내재된 여건이다.

녹색성장을 위한 많은 문제 중에서 에너지 절약이나 저탄소 배출 등은 하나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따라서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작은 부분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큰 국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통합된 국가시스템의 구축은 목표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 그리고 강력한 실천이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녹색성장은 시스템을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 지금 우리는 21세기 ‘환경과 에너지’시대에 절대 우위의 녹색성장을 위한 국가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고 있다. 대안도 없이 반대만 외치는 지금의 정치 풍토에서 기회를 놓칠까 염려될 뿐이다. 녹색성장은 선진국의 정책답습으로 하루아침에 이룩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국가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사업이다. 아무튼 공기의 저항이 없으면 독수리가 날 수 없고 물의 저항이 없으면 배가 뜰 수 없는 것처럼 지금의 경제위기는 새로운 녹색성장 모델의 강점을 찾는 절호의 기회다. 강점 있는 새로운 녹색성장 모델이야말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9-05-29 오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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